“그런 걸로 힘들면 남들은 다…” 시민단체 선정 5대 폭언

입력 2022-12-26 13:53 수정 2022-12-26 14:36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올해 단체로 접수된 폭행·폭언 제보 512건 가운데 정도가 심각한 ‘5대 폭언’ 사례를 선정해 26일 발표했다.

단체는 “그런 거로 힘들면 다른 사람들은 다 자살했다”, “그 정도면 개도 알아먹을 텐데…”, “공구로 ○○ 찍어 죽여버린다”, “머리는 폼으로 달고 다녀? 너 같은 ○○는 처음 본다”, “너 이 ○○야, 나에 대해 쓰레기같이 말을 해? 날 ○같이 봤구먼” 등을 5대 폭언으로 꼽았다.

직장갑질119가 올해 1∼11월 접수한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이메일 제보 1151건(중복 포함) 중에선 부당지시(558건)가 가장 많았고 폭행·폭언(512건)이 뒤를 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2019년 7월 16일부터 올해 8월까지 고용노동부에 신고된 직장 내 괴롭힘 2만5854건 중에서 폭언이 34.2%인 8841건으로 가장 많았다. 부당인사(3674건·14.2%)와 따돌림·험담(2867건·11.1%)이 뒤를 이었다.

직장갑질119는 폭언에 대한 법적 대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직장 상사의 폭언이 심각하면 폭행죄로, 폭언이 여러 사람 앞에서 행해졌다면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신고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특히 객관적 증거가 없으면 이를 신고하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녹음을 권고했다.

실제 2003년 대법원 판례에서는 “피해자의 신체에 공간적으로 근접하여 고성으로 폭언이나 욕설을 하거나 동시에 손발이나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는 직접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될 수 있다”며 폭행죄 성립 범위에 폭언을 포함한 바 있다.

정현철 직장갑질119 사무국장은 “폭언은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내고 정신적 고통을 주는 고문”이라며 “권위주의 문화에서 거친 조언 정도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진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류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