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강국이면 뭐하나…나이 들고 혼자 살수록 불행한 한국

입력 2022-12-23 17:43

한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위인 경제 강국이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 살고 있는 국민들은 다른 선진국보다 행복하지 않다고 토로한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1인 가구일수록 이 현상은 더 심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평등한 행복의 분포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23일 발간한 ‘통계플러스’ 겨울호에 실린 ‘한국인의 행복, 무엇을 해야 할까’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별·가구 수에 따라 행복 지수는 격차를 보였다. 보고서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복지패널 조사를 재구성한 결과 0~10점 중 비교적 높은 7·8점이라 응답한 이들은 35~49세가 가장 많았다. 반면 5점 이하 낮은 점수를 준 이들은 75세 이상 연령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현상은 최저·최고점 분포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64세 미만 응답자 중 0점을 준 이들은 응답자의 0.2%에 불과했지만 65세 이상에서는 두 배인 0.4%가 0점을 줬다. 최고점인 10점이라 응답한 19~34세와 50~64세는 각각 응답자 중 3.1%, 3.9%를 차자하며 3%를 상회했지만, 65~74세(2.2%), 75세 이상(2.8%)은 모두 3%에 미치지 못했다.

가구 수에 따른 행복의 차이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1인 가구 응답자 중 5점 이하로 응답한 이들 비중은 34.3%로 전체 가구 중 가장 컸다. 2~5인 가구 응답자 중 5점 이하로 응답한 이들 비중이 15.1~25.3% 사이였던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행복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중이 4인 가구가 가장 적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4인 가구 응답자 중 5점 이하로 응답한 이들 비중은 15.1%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행복 취약계층’으로 표현한 이들을 위해 복지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의 사회지출 규모가 낮은 편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행복 취약계층이 누구인지에 대한 통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