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당선 대비 인재물색”… 李측 “일방적 주장”

입력 2022-12-23 05:42
유동규(왼쪽)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연합뉴스

검찰이 ‘대장동 의혹’ 수사 과정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통령 당선을 대비해 인재를 물색하는 등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2017년 대선 경선 때 문재인 대통령(당시 후보) 측 윤건영 의원을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유 전 본부장의 주장은 이 대표 측이 최근 “유동규씨는 단 한 차례도 이 대표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적 없다”고 밝힌 것과는 상반된다. 이 대표 측은 유 전 본부장이 쏟아낸 발언에 “일방적 주장” “자기 과시용”이라고 반박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최근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지난해 대선을 준비하던 이 대표에게 윤건영 민주당 의원을 소개해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 통화 내역을 살펴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월 경기도지사실에서 이 대표, 윤 의원과 3자 회동을 했고, 이 자리에서 윤 의원이 이 대표에게 “청와대에 들어가면 사람을 뽑기 쉽지 않으니 미리 캠프에서 뽑아서 준비해두라”고 조언했다고 SBS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조언에 따라 자신이 ‘인재풀’ 확보에 나섰고, 선거 캠프가 아닌 외곽에서 ‘별동대’처럼 움직였다고 진술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검토하는 등 인재 물색에 나섰다고 했다. 그는 이런 과정을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시 경기도 정책실장과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치인 상당수를 자신이 소개했다거나, 이 대표 측 관계자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의 변호사들도 상당수 본인이 소개했다는 주장도 했다.

검찰은 이 같은 여러 진술을 유 전 본부장이 선거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 대표 측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정황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1월 무렵의 유 전 본부장과 윤 의원 간 통화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민주당은 당 대표 비서실 명의의 공지 문자에서 “유(동규)씨는 지방선거(2010년·2014년·2018년)와 대통령선거 경선(2021년), 대통령선거(2022년), 보궐선거(2022년) 등 단 한 차례도 이 대표의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SBS 인터뷰에서 “3명의 만남이 있었는지는 확인 중”이라면서 “만일 만났다 하더라도 이 지사가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 가운데 배석 한 번에 불과했을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이 자기 과시를 위해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유 전 본부장 주장대로면 그가 추천한 인사가 요직에 앉았어야 하는데 그런 일 자체가 없었다고도 강조했다.

윤 의원은 2017년 만났다는 주장에 “여럿이 보는 데서 한두 번 본 기억은 있는 듯 하지만 둘이 따로 만난 적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지난해 경기도청 ‘3인 회동’에 대해서는 “(당시) 이(재명) 지사 측에서 여러 경로로 만나자는 연락이 와 인사차 뵙게 되었다. 특별한 주제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