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가운데 “얼마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겠느냐고 말씀들 하시는데 전혀 타들어 가고 있지 않다”고 22일 심경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강릉과학산업진흥원에서 열린 ‘국민보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원래 세상을 바꾸려면, 농사를 지으려면 손에 물이 묻고 다리에 흙이 묻지 않는가. 사필귀정으로 언젠가 다 제자리로 돌아갈 것”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보고 생일이라고 하는데, (검찰이) 생일에 맞춰 소환장을 보낸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재명을 죽이기 위해 살을 쏘는데 잘 안 맞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문서상으로 (생일로) 되어 있지만 이날이 제 생일인지는 저도 잘 모른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겨울이 길어도 긴 겨울 동안 꽃눈이 준비되고, 한겨울에 농사를 준비하는 것”이라며 “세상이 아무리 되돌아가려고 해도 든든히 손을 맞잡고 끝까지 버티고 나아가면 결국 국민의 세상, 희망 있는 나라가 만들어지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한 지지자가 적은 쪽지를 읽은 뒤 “우리 안의 차이가 아무리 커도 우리가 싸워 이겨야 할 상대와의 차이만큼 크진 않다”면서 “이럴수록 우리가 작은 차이를 넘어서 서로 손을 잡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우니까 밉고 단점이 많이 보이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당내 비이재명계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한 발언으로 보인다.
예산안 합의 처리를 두고는 “지지자들은 보기에는 준예산이 되더라도 강력히 싸우면 좋겠다고 하지만, 그렇게 하면 피해가 너무 커진다”면서 “국민들의 삶이 훨씬 더 귀한데 그런 점들도 조금은 감안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또 “사이다 김이 빠졌다, 이재명다움이 사라졌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면서 “지금은 책임이 너무 커졌고 일방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있어 쉽지는 않으나 ‘사이다 맛’을 잃지 않도록, 이재명다움을 잊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