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 자위대 요청으로 미·일 연합훈련 참관…‘중국 견제 의도’ 분석

입력 2022-12-24 00:05 수정 2022-12-24 00:05
20일 한·미 연합공군훈련을 위해 한반도 인근에 전개한 미국 B-52H, F-22, C-17이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군 당국이 미국과 일본의 요청으로 지난달 중순 진행됐던 미·일 대규모 연합훈련 ‘킨소드(Keen Sword)’에 참관단을 보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킨소드 훈련은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연합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짝수년마다 실시하는 실기동 훈련이다.

지난 11월 10일~19일까지 실시된 올해 훈련에는 미군 1만여명, 자위대 2만6000여명 등 병력과 함정 30척, 항공기 370여대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영관급 장교 2명으로 구성된 참관단을 보냈다.

이번 킨소드 훈련과 관련해선 대중국 견제 의도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북핵 대응’을 위한 한·미·일 안보협력의 성격이 ‘중국 견제’로 확장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군 참관단은 지난 11월 14일부터 19일까지 군사우호 강화 및 미·일동맹과 자위대 현안 확인 차원에서 킨소드 훈련을 지켜봤다.

참관단은 우리 합참에 해당하는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를 방문해 역내 안보현안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미·일의 도서전개 훈련 등을 참관했다.

올해 킨소드 훈련은 일본 오키나와 해역과 난세이 제도 인근 해역에서 실시됐고, 대만에서 불과 110여㎞ 떨어져 있는 요나구니섬에서도 훈련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관단은 이번 킨소드 훈련을 참관한 뒤 보고서를 통해 “미·일은 이 훈련을 대중국 견제를 위한 다자간 군사협력 확대의 기회로 이용 중”이라며 “훈련구역이 이전 대비 대만 쪽으로 이동해 중국 대응에 대한 의도도 내포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참관단의 분석일 뿐 군의 공식 평가는 아니다”라며 “미·일 연합훈련에 대한 참관도 군사우호 증진을 위해 2010년부터 매번 이뤄져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의 주안점을 중국 견제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한국도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일 미 전략폭격기 B-52H, 미 스텔스 전투기 F-22 등이 동원된 한·미 연합공군훈련의 훈련 구역도 중국이 자체 설정한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과 중첩돼 대중 견제에 무게가 실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은 주한미군·주일미군 모두 인도·태평양사령부가 관할하는 단일 전구 아래 두면서 인·태 지역에 대한 통합억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억제능력도 확실히 증대되는 장점이 있지만, 대만 사태에 연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