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일 임시영안소 “맥박 뛴다” 발견…뒤늦게 CPR

입력 2022-12-22 08:21 수정 2022-12-22 10:09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 SBS 보도화면 캡처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 인근에 차려진 임시 영안소에서 이송된 사람들 중 뒤늦게 맥박이 확인돼 심폐소생술을 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SBS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30일 0시15분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의 보디캠 영상에는 참사 현장 바로 옆 상가 1층 공실에 차려진 임시 영안소에서 안치된 이송자의 맥박이 뛰고 있는 걸 발견한 소방대원이 다급히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장을 지휘하던 한 소방대원은 “지금 있어? 맥박?”이라고 물었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던 다른 소방대원은 “아까 맥박이 한 번 뛰었거든요”라고 말했다. 이에 “뛰었어?”라고 다시 묻자 소방대원은 “네 혹시나 해가지고”라고 답했다.

영상에 담긴 정황대로라면 생존자가 숨지지 않은 상태로 시신들과 함께 임시 안치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가 속출하는 극도의 혼란 속에서 생존자 구조, 분류, 이송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 SBS 보도화면 캡처

정부는 그러나 응급의료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송 과정과 이송을 한 후에 그로 인해 응급환자, 중환자, 경환자의 응급의료 대응에 지장은 없었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인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BS에 “살아 있는 사람이 임시 영안소에 있었던 문제의 원인은 참사 발생 2시간이 지나도록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현장조사와 청문회를 통해 참사의 진상을 규명할 계획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