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30초 유턴’에… 與조은희 “손잡고 눈물 흘렸다면”

입력 2022-12-22 08:03 수정 2022-12-22 10:05
지난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이 오열하는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를 방문했다가 유족 측 거부로 30초 만에 되돌아 나온 것과 관련해 여당 측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인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너무 아쉽다. 같이 손잡고 눈물을 흘렸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21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한 총리가 지난 19일 이태원 녹사평역 시민분향소를 찾았다가 유가족들에게서 “정부의 공식 사과 없이는 조문을 받지 않겠다. 대통령의 사과를 가져와 달라”는 거절의 말을 듣고 30초 만에 발길을 돌린 일을 두고 아쉬움을 표했다.

조 의원은 “선뜻 받아주셨으면 좋겠지만 유가족 마음이 그렇겠냐. 누구라도 때리고 싶을 것”이라며 “그러면 조금 더 마음을 어루만지고 달래고 그러면 되는데 총리님은 다음에 오라고 하니 그 마음을 존중하셨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 총리가) 그냥 다 같이 손잡고 같이 눈물을 흘리고 그렇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솔직히 있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가 유족들 항의로 자리를 뜨며 빨간신호등이 켜져 있는 도로를 건너는 모습. 시사In TV 캡처

진행자인 주진우씨가 한 총리에 대해 “조금 유가족 가슴에 못 박는 말도 좀 하고 30초 만에 떠나니까 ‘좀 서운하다는 분들이 많다’고 하자 조 의원은 “저도 공감한다”고 했다.

동시에 조 의원은 “총리가 언제든지 유가족을 뵙고 대화를 나누고 오해도 풀고 사과할 거 있으면 사과하고 그러겠다고 한 것으로 들었다”며 한 총리를 두둔하기도 했다.

앞서 조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측 국조특위 위원들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이태원 참사 유족들과 국회에서 2시간20분간 면담했다. 주 원내대표는 “진작에 이런 자리를 해야 했는데 늦어서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이에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예산안 처리와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정조사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무슨 상관이 있어 (야당과) 딜을 하고 협상을 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국정조사가 동네 이장회의는 아니지 않으냐”면서 “희생자들이 협상의 도구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조 의원은 “유가족들 말씀을 듣고 (국조특위) 합류를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며 “더 열심히 꼼꼼히 챙길 부분 챙기며 정쟁으로 흐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소속 지방 시의원 등 정치권 일각에서 유족을 비하하거나 막말을 한 경우에 대해서는 “저도 자식 키우는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막말을 하는지 도대체 그 멘털(정신 상태)이 이해가 안 된다”며 “(관련 시의원에 대해) 징계할 것이다. 좀 기다려보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