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C 직원 내년부터 무보수 근무…충북도 운영비 중단

입력 2022-12-21 14:11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가 지난 10월 충북 충주 유네스코국제무예센터에서 2022WMC 총회를 개최했다. WMC 제공

국제 무예·스포츠조직인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가 내년 1월 거리에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충북도가 당장 내년부터 사업비와 운영비 등 예산 지원을 전면 중단하기 때문이다.

백성일 WMC 사무총장은 21일 “현재 국내 지자체 3~4곳과 WMC 본부 이전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엄동설한에 갈 곳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백 사무총장은 “10명의 직원들은 당분간 재택근무를 하게 됐다”며 “새로운 거취가 결정되기 전까지 무보수로 활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북도의 예산 중단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WMC의 국제적 위상과 신뢰에는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는 민선 8기 들어 성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올해 WMC에 지원하는 사업비 3억8040만원을 삭감한데 이어 내년부터 WMC 예산 지원을 아예 중단한다. 조만간 본부를 충북도에 반납해야하고 직원들은 월급도 못 받을 처지에 놓였다. 청주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본부 이전이 결정되더라도 행정절차 등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갈 곳이 없는 신세가 될 전망이다.

WMC가 내년에 필요한 비용은 사업비 13억8000만원, 운영비 6억2000만원 등 20억원 정도다. 사업비 중 8억원은 국비로 확보한 상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WMC는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WMC는 기업 등의 후원을 받거나 WMC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담긴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안 제정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매년 국비로 4억원을 받을 수 있다.

청주에 본부를 두고 있는 WMC는 유네스코,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승인한 국제기구다. 국제종합스포츠대회인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주관한다. 내년에는 9월 몽골에서 청소년무예마스터십과 온라인무예마스터십, 무예산업페어 등을 개최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가입도 도전하고 있다. WMC는 2016년 8월 설립됐다. WMC 위원장은 이시종 전 충북도지사가 맡고 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