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권 퇴진집회’ 간 민주 장경태 최고… 국힘 ‘발끈’

입력 2022-12-21 07:59 수정 2022-12-21 10:05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이 지난 17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장경태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이 야당 지도부 가운데 처음으로 서울 도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석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여당은 “윤 대통령 퇴진이 민주당 당론이냐”며 반발하고 나섰다.

장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와 국정 무능에 분노하신 많은 국민께서 영하 10도의 추위에도 촛불 대열에 함께하셨다”며 “저 또한 국민과 소통하고 함께하기 위해 전국집중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생과 민심을 무시하고 참사를 우롱하는 윤석열정부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 덧붙였다.

장 최고위원은 전날 친야 단체 ‘촛불행동’이 주최한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전국집중 촛불 대행진’에 참석했다. 앞서 민주당 안민석·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 의원 등이 촛불집회에 나갔지만 당 지도부의 참석은 장 최고위원이 처음이다. 이날 집회에서는 “새해에는 이 정권을 몰아내자”는 구호가 나왔고, 윤 대통령 사진에 ‘패륜 윤석열’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장 최고위원은 “참석 전 몇몇 최고위원에 참석 사실을 알렸다”며 “참석 후에도 지도부에선 별말 없었고, 저는 향후 계속 집회에 나갈 것이다. 제가 지도부 참석의 첫 물꼬를 텄으니 향후 다른 지도부 의원도 같이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20일 중앙일보에 전했다.

지난 17일 촛불전환행동이 숭례문 인근에서 정부 규탄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장 최고위원의 정부 퇴진 집회 참석이 민주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인지 명확한 답변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사건건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더니, 이제는 장외로 뛰쳐나가 정권 퇴진을 외치는 민주당의 도 넘은 행태를 국민께서 모두 지켜보고 계심을 명심하라”며 “민심은 더 이상 민주당의 가짜 촛불 선동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초기 광우병 파동으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을 때도 민주당 지도부가 ‘MB 퇴진’을 요구하진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는 “2008년 일부 시민단체가 폭력적인 모습을 보일 때조차 민주당이 퇴진 구호까진 외치지 않았다”며 “당시 퇴진 주장을 하지 않은 건 헌법 정신에 기초한 책임 정당의 모습을 견지하기 위해서였다. 책임 정당이란 대통령이 마땅치 않을 경우 그것을 바로잡아야 하는 거지, 무작정 퇴진하라는 건 국정 파트너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