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가 사과를 요구하는 유족의 항의에 발길을 돌렸다.
총리실 등에 따르면 한 총리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주례 회동을 마치고 난 뒤 분향소를 찾았다.
다만 이는 공식 일정이 아니었고, 한 총리는 총리실에도 알리지 않고 경호인력만 대동하고 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족은 분향소를 찾은 한 총리에게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가지고 와 달라. 저희는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가 아니면 받지 않겠다”며 “대통령의 사과를 가져와 달라”고 말했다.
다른 유족은 “(사과가 없으면) 돌아가셔라. 정중히 부탁드리겠다”고 했다.
이에 한 총리는 “잘 알겠다”라고 답한 후, 분향소에 도착한 지 약 30초 만에 발길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리는 차량으로 이동하며 악수를 요청하는 한 시민에게 “분향을 좀 하려고 했더니 못 하게 하신다”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지난 16일 합동 추모식 때부터 (한 총리가) 마음이 많이 안 좋으신 걸로 안다”며 “안타까워서 가셨다. 공개고 예고도 안됐다. 그렇게 자신의 안타까운 마음이라도 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고 언론에 밝혔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