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이태원 참사 49재에 참석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19일 “정치인다운 기개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감사원의 문재인정부 ‘통계조작 의혹’ 감사 착수와 관련해선 “모욕주기”라고 주장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우리 대통령이었으면 가시라고 굉장히 적극적으로 권유했을 것”이라며 “물론 가게 되면 국민들이 굉장히 분노하거나 화풀이를 할 수도 있다. 계란을 맞을 수도 있지만 정면돌파하는 것이 이 어려운 국면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시나 윤 대통령은 아직까지 정치인다운 기개는 없는 것 같다”며 “이태원 참사를 아직도 그냥 본인의 잘못은 아무것도 없고 정부의 잘못도 없고 그냥 어쩌다 생긴 사고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6일 오후 이태원역에서는 참사 희생자 49재를 맞아 추모제가 열렸다.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와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가 주최한 이 행사에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정부 측 인사는 따로 참석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이 참여했다.
고 최고위원은 감사원의 통계조작 의혹 감사에 대해선 “통계조작이 있었는가, 저희는 없다고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다”며 “감사원, 또 검찰까지 동원해서 모든 통치행위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있는 윤석열정부의 모습”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9월 말부터 국토교통부, 통계청, 한국부동산원을 대상으로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의 실지감사(현장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국토부가 부동산가격 동향 조사를 할 때 집값이 덜 오른 지역에 치우치게 표본을 왜곡하거나 조사원이 조사 숫자를 임의로 입력하는 등의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최고위원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원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약 문재인정부가 정권 유지를 위해 부동산 관련 통계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면 그것은 바로 ‘국정농단’”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고 최고위원은 “원 장관이 굉장히 강한 표현까지 쓰셨던데 요새 윤석열정부의 장관 하면 한동훈 장관만 떠오르지 않나”라며 “거기에 대한 신경이 좀 쓰이셨나. 애쓰신다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당 내부에서 터져 나온 이 대표의 거취 논란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게 바로 정부·여당이 원하는 바”라며 “이 대표를 뭐가 있든 없든 흔들어댈수록 민주당은 분열의 조짐이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의도를 앎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먼저 그렇게 발언하거나 혹은 의도가 비춰지는 태도들은 하나도 당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 안에서 대표직을 내려놓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본다”며 “현재로서 민주당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 이 대표 말고 누가 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저는 대표에게 아쉬운 것은 원래 이재명이라는 사람은 굉장히 진보 보수를 넘어서서 실사구시 정신이 강한 사람이다. 그 힘으로 지난 대선을 이겨내 온 것”이라며 “지금은 내부에서도 자꾸 이런 목소리들이 나오고, 또 본인을 둘러싼 여러 수사들이 오다 보니까 정말 위축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