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과 반려동물의 모습을 담은 달력을 제작하기 위한 모금에 5994명이 참여해 총 1억6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 모였다.
19일 텀블벅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따뜻한 삽화가 어우러진 2023 달력, 당신과 함께라면’이라는 제목의 모금 게시글에 총 1억5745만6999원이 모였다. 해당 금액은 목표액(200만원)의 78배를 웃도는 액수다.
텀블벅 펀딩은 창작자가 본인이 만들고자 하는 창작물을 소개하면 해당 콘텐츠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후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 전 대통령의 달력 제작 모금 글을 올린 사람은 딸 다혜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8일 텀블벅 펀딩 게시글에서 문 전 대통령에 대해 “일상에서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귀하게 여긴다”며 “동물에게도 진심이기에 슬로건을 ‘동물이 먼저다’로 바꿔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어 “퇴임 후 재임 기간 함께 지내던 여섯 마리 반려동물과 이주하였으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현재는 네 마리의 반려동물들과 평산에 살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는 반려동물을 보내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중에 진심이 호도(糊塗)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달력에는 문 전 대통령의 반려묘 찡찡이와 반려견 마루 등이 등장한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길러오던 풍산개 수컷 송강이와 암컷 곰이를 국가에 반납한 사실을 언급하며, 반려묘 관련 달력을 제작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문 전 대통령은 풍산개 반납 직전까지 개 관리비 문제를 포함한 국가기록물 위탁 관련 법규 개정을 놓고 현 정부와 갈등을 빚었고, 일각에서는 송강이와 곰이의 반납이 파양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신주호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지난 9일 다혜씨의 달력 모금 활동에 대해 “생명을 이용해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는 그 냉혹함이 무섭고 소름 돋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중한 생명 풍산개 두 마리를 직접 파양해 유기견을 만들었던 장본인인 문 전 대통령이 ‘유기견 돕기’를 위해 반려견과 찍은 사진을 이용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했다”며 “본인이 키우던 반려견을 사실상 파양, 유기해놓고 어떻게 유기견의 상처를 어루만지겠다는 것인지 진심으로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권성동 의원은 “지금 유기견 달력이나 찍어댈 때가 아니다”라며 “풍산개 파양한 사람이 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문 전 대통령을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은 SNS에 올린 ‘당신들은 개를 키우면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돈벌이가 안 되자 개를 파양한 아버지 그리고 죽은 개를 이용해 돈벌이하는 딸”이라고 날을 세우며 “영화 소재로 써도 될 만큼 끔찍한 ‘도그 포르노’”라고 비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