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연말 선물 가운데 모두 외국산 농산물로 구성된 가공품 세트가 포함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벌어졌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지역 주민 제보를 들어 “정신 나간 행태”라고 지적했고, 행정안전부는 “연말 선물 품목을 선정할 때 원산지 확인 등 종합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인 윤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지역 주민에게서 문제 제기를 받은 내용을 공유했다.
해당 주민은 “대통령이 정신 나간 것 아니냐? 대통령으로부터 연말 선물을 받았는데 뜯어보니 내용물이 모두 외국산이었다. 일부러 농민 열받게 하려고 선물 보낸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이에 윤 의원은 “의아스러워서 대통령 선물 꾸러미에 담긴 내용물의 원재료를 확인해 봤다”며 “주민 말씀대로 내용물인 농산물 및 견과류 가공품의 원재료 모두가 ‘외국산’이었다”고 했다.
실제로 윤 의원이 공개한 사진에는 대통령 문양이 그려진 박스에 ‘아몬드(100% 미국산)’ ‘호박씨(100% 중국산)’ ‘호두(100% 미국산)’ ‘볶음 땅콩(100% 중국산)’ ‘푸룬(100% 미국산)’ ‘구운 피스타치오(100% 미국산)’가 담겨 있었다. 100% 미국 또는 중국산이었고, 국내산은 없었다.
윤 의원은 “대통령의 품격에 맞는 연말 선물로 사용할 수 있는 국산 농산물이 없었나”라며 “대통령이 국민들께 연말 선물로 ‘외국산 원재료’를 사용한 농산물 및 견과류 가공품을 보낸 정신 나간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행안부는 윤 의원 지적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연말 선물 품목을 선정할 때 원산지 확인 등 종합적인 검토와 배려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1981년부터 탄광 근로자, 환경미화원, 사회복지사 등 현장 근로자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대통령 명의의 선물을 지급해 왔다”며 “올해도 햄·참치 세트, 식용유 세트, 견과류 세트 등 선물 세트 5종을 마련해 8만9000여명에게 전달 중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제품은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직업 재활을 지원하고자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선택했고, 이 가운데 견과류세트(2276명) 원재료에 외국산이 포함됐다”고 해명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