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BMW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력 강화에 나섰다. 삼성이 전기차 배터리 등 자동차 전장 부문에 본격적으로 힘을 쏟는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인천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이 회장이 올리버 집세 BMW CEO 등 경영진과 만났다고 18일 밝혔다. 이재용 회장은 “BMW와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양사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 회장과 BMW 경영진은 최신 전기차에 탑재되는 삼성SDI의 P5 배터리를 포함해 양사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 장-필립 파랑 BMW 수석 부사장, 한상윤 BMW코리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삼성은 지난 2009년 BMW와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 13년 간 긴밀한 관계를 지속해 왔다. 이 회장은 초기부터 BMW 경영진과 교류하며 신뢰를 쌓아 양사 간 전기차 협력 강화를 주도했다.
삼성과 BMW는 2013년 출시된 BMW 최초의 순수 전기차 i3를 시작으로, i8(2015년), iX/i4(2021년) 등 BMW가 출시하는 친환경 전기차에 삼성SDI의 고성능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삼성과 BMW는 2014년에는 단순한 배터리 공급을 넘어, 차세대 소재 등 전기차 기술 공동 개발까지 협력을 확대했다. 삼성SDI는 2019년 BMW와 자동차전지 공급을 위한 장기 업무 협약(약 4조원 규모)을 체결한 바 있으며, 시장 성장 및 BMW 차량 판매 호조에 따라 양사는 공급 규모를 3배 이상 확대 중이다.
경영진 미팅에 앞서 이 회장은 삼성SDI의 최첨단 P5 배터리셀이 적용된 BMW의 최신 플래그십 전기차 ‘뉴 i7’ 및 BMW 드라이빙 센터를 살펴봤다. P5 배터리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극대화하기 위해 삼성SDI의 최첨단 소재 기술을 집대성한 제품으로, 기존 전기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는 20% 높이고 재료비는 20% 이상 절감한 것이 특징이다.
BMW는 주행거리 확대 등 차량 성능 향상을 위해 뉴 i7 외에 iX, i4 등 최신 전기차 기종에도 삼성SDI P5 배터리셀을 적용했다.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은 “전동화에 있어 삼성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이며 삼성 경영진이 우리의 최신 기술력이 집약된 새로운 BMW i7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상징하는 바가 매우 크다“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