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점차 완만해지고 수출과 경제 심리의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경기 둔화’ 우려는 경제동향 6월호 자료에서 언급된 후 7개월째 이어진 것이다. 산업계에서는 최근 경기를 뒷받침했던 내수 회복세마저 주춤하면서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고물가 국면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5.0% 상승, 전월보다 상승폭이 0.7% 포인트 가량 줄었다. 하지만 5%대 고물가가 7개월째 지속 중이다.
10월 수출(통관 기준)은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 2년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0% 감소했다. 11월 무역수지는 70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0월 경상수지는 8억8000만 달러 흑자였지만, 11월 경상수지는 다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회복 효과도 점차 약화될 전망이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6.5로 전월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전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는 75로 전월보다 1포인트 내려갔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가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BSI는 현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한 통계로, 부정 응답이 긍정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다.
대외적으로는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와 중국 방역조치 완화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물가 등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하면서 수출과 투자 등 민간중심 경제 활력 제고와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경제체질 개선 노력도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