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태원 참사 생존자를 두고 ‘생각이 조금 더 굳건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말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공감능력 제로”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이 안타까운 비극 앞에서 총리가 할 말인가”라며 이같이 질타했다. 그는 “참사를 겪고 바로 곁에 있던 친구 둘을 잃고 고통에 얼마나 짓눌렀으면 그 어린 학생이 안타까운 선택을 했을지 전혀 헤아리지 못한다는 건가”라며 “생존자들이 얼마나 큰 심리적 충격을 겪고 있는지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음을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책임을 회피하나’ 이런 생각만 하니까 저런 말이 툭 튀어나오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생존자들에게, 희생자들에게, 유가족들에게 가해지는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가족들이 원하는 6개 요구사항에 정부와 국회는 성의를 다해 응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2022년이 저물어 가지만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삶은 10월 29일 밤에 머물러 있다”며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해 위로하고 경청하고 소통하라”고 당부했다.
앞서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숨진 학생의 경과 보고를 받았나. 원스톱 종합지원센터에서 학생에게 어떤 부분을 지원했나’라는 질문을 받고 “생각이 조금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한 총리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한 총리가 나서서 이 청소년의 죽음이 본인 탓이라며 벼랑 끝에 서있는 사람 등까지 떠미는데, 활개치는 악성댓글에 날개 달아주는 꼴”이라고 했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스스로 생명까지 포기하기까지 그가 느꼈을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개인의 굳건함이 모자란 탓으로 돌리는 총리가 어디 있냐”고 했다.
논란과 관련해 총리실 핵심 관계자는 “한 총리는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한 총리의 발언이 왜곡돼 확대되며 유가족이 상처받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