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 일원으로 뛰었던 풀백 김진수(30·전북)가 가나전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의 항의가 선수 보호 차원이었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나중에 보니 이유가 있더라”며 동의했다.
김진수는 15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 출연해 월드컵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심판에게 항의하는 선수들이 카드를 받을까 봐 벤투 감독이 벤치에서 달려 나가 대신 항의하더라’는 진행자의 언급에 “경기장에서는 잘 몰랐다. (벤투 감독이) 그렇게 하신 걸 처음 봐 놀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벤투 감독은 지난달 28일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코너킥을 주지 않고 경기를 끝낸 심판에게 달려가 격렬하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핵심 수비수 김영권이 항의를 하자 그의 퇴장을 막기 위해 더 격렬하게 항의해 김영권 대신 경고를 받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시 벤투 감독은 가나전 다음 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가 좋지 않게 반응한 것 같다”며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으나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도 “주심의 존중이 부족했다. 후반전에서 명확하지 않은 판정을 내렸다”고 불만을 표했다.
김진수는 벤투 감독에 대해 “운동장 밖과 안을 잘 구별하신다”며 “(선수들이) 운동장 내에서 실수한다고 해도, (벤투 감독은) 그 하나 때문에 평가를 바꾸지 않는다. 배울 점이 많았다”고 치켜세웠다.
김진수는 포르투갈전에서 역전승을 하고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결과를 기다리던 상황에 대해선 “울었던 선수가 많았다. (손흥민도) 자기가 흥분하지 말라고 해놓고 제일 먼저 울더라. 저도 울었다”고 회상했다.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로 출국하기 전 선수단에게 마지말으로 한 말이 뭐였느냐는 물음에는 “지금까지 (함께) 해본 선수들 중 여기 선수들이 가장 자랑스럽고 함께해서 행복했다고 얘기해주셨다”며 “그때 다 같이 울었다. 모두가 울었다”고 전했다.
벤투 감독은 4년 4개월간의 한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난 13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조국인 포르투갈로 돌아갔다. 그는 떠나기 직전 한국인 코치진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