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주차된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이동식 침수조를 동원해 1시간 20분 만에 진압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15일 오전 9시 13분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의 한 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차량 배터리 모듈과 실내 일부가 타 소방서 추산 약 27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불이 인접 배터리로 번지면서 단기간에 진화하기가 매우 어렵다.
소방 당국은 전기차 주변에 물막이판을 설치해 배터리 높이까지 물을 채운 후 화재를 진압하는 ‘이동식 소화수조’ 장비를 도입했는데 이번 화재에도 이 장비가 사용됐다.
소방 당국은 인근에 주차된 차량 13대를 이동 조치한 뒤 이날 오전 10시 3분쯤 이동식 수조를 설치했다. 1시간 20여분 만인 오전 11시 31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광역화재조사단은 관련 기관과 합동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최근 경북 영주시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전기차에 대한 안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경북 영주시에서는 전기차 아이오닉5 택시가 건물 외벽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이 충돌 5초 만에 불길에 휩싸이면서 운전자가 사망했다.
해당 사고에서도 불을 완전히 끄기까지 1시간 50분 가량이 걸렸다. 통상 일반 자동차 화재는 30분 정도면 진압이 가능하다.
전기차 배터리는 불이 붙으면 단시간에 큰 화재로 번질 수 있고 화재 진압에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소방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도입된 이동식 수조 역시 평지인 공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