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랠리’ 기대감 꺾은 FOMC 점도표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12-15 16:09 수정 2022-12-17 07:17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정례회의를 마친 뒤 수도 워싱턴 DC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주니어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0.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았다. 지난 6월부터 네 번의 FOMC 정례회의에서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실행한 긴축 속도는 반년 만에 둔화됐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예상된 금리인상률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과 FOMC 구성원들의 점도표에 더 강하게 반응했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주요 3대 지수는 15일(한국시간) 하락 마감했다.

1. 기준금리 하단도 4%대 진입

연준은 이틀간의 FOMC 12월 정례회의를 끝낸 이날 오전 4시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4.25~4.5%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해 ‘제로 금리’ 시대를 끝냈고,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아 초강력 긴축을 단행한 연준은 이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영향을 미친 건 물가다. 지난 6월만 해도 9%대로 치솟았던 살인적 인플레이션은 둔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3일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을 7.1%로 집계해 발표했다. 여전히 높지만, 인플레이션의 정점을 지나갔다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하지만 하단을 4%대로 끌어올린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연준은 이번 긴축 국면의 최종 단계에 도달한 뒤에도 현행 금리 수준을 한동안 유지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됐다고 해도 목표치인 2%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이런 연준의 판단은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공개된 점도표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FOMC 구성원 19명이 각각 판단한 기준금리의 적정 수준을 점으로 찍어 나타낸 이 표에서 내년 말까지 5~5.25%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금보다 0.75% 포인트를 더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앞으로도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FOMC 구성원들의 의중을 담은 점도표는 곧 금리 인하가 당장 실현되지 않을 미래라는 것을 암시한다. 점도표에서 기준금리 전망의 중간값은 5.1%로 집계됐다. 기존 4.6%에서 0.5% 포인트 올라갔다.

이로 인해 연말 ‘산타 랠리’를 기대했던 시장은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뉴욕증시에서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42%(142.29포인트) 밀린 3만3966.3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1%(24.33포인트) 떨어진 3995.32, 나스닥지수는 0.76%(85.93포인트) 하락한 1만1170.89에 마감됐다. 다우지수는 3만4000선, S&P500지수는 4000선을 내줬다.

2. 파월 “긴축 기조, 당분간 유지한다”

파월 의장은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긴축 기조에 대해 “이제는 속도가 아닌 최종 금리를 어느 수준으로 정할지를 생각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어느 시점부터는 긴축 기조를 얼마나 유지할지에 대한 질문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올해 내내 FOMC 정례회의 전후마다 금리인상률을 놓고 반응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은 이번 긴축 국면에서 최종 금리의 상단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그 수준에 도달하면 고금리 상황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로 시장의 관심이 돌아갈 것이라는 얘기로 해석된다. 이는 금리 인하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역설이기도 하다.

파월 의장은 “지난 10∼11월 인플레이션 지표는 월간 물가 상승세 둔화를 보여줬다. 이는 환영할 만하다”며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하기에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금의 집중할 건) 금리 인하가 아니다”라며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3. 연준 “미국 내년 성장률 0.5%” 전망

연준은 45일 주기의 FOMC 정례회의에서 2차례에 해당하는 3개월마다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도 발표한다. 이날 공개한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는 0.5%로 제시됐다. 이는 지난 9월 전망치인 1.2%보다 0.7% 포인트를 낮춘 숫자다. 연준은 내년 물가상승률을 3.1%, 실업률을 4.6%로 각각 예상했다. 지난 9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인플레이션은 0.3% 포인트, 실업률은 0.2% 포인트씩 늘어났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