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피란 수도였던 부산의 유산 9건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Tentative list)에 등재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국내에서 도심 내 근대유산을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시는 최근 문화재청 세계유산분과위원회 심의에서 ‘한국전쟁기 피란 수도 부산의 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시는 2015년부터 등재를 추진해 2017년 12월 ‘피란생활상을 반영하는 유산의 추가’와 ‘종합보존관리계획의 수립’ 등이 잠정목록에 조건부로 선정된 바 있다.
시는 그동안 부산연구원 소속 전문가들과 함께 유산의 가치 발굴, 자료축적, 보존관리 등 등재 추진을 위한 연구 협력사업을 진행해 자료를 축적해 왔다. 아울러 각 유산의 문화재 등록·지정·승격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이번에 잠정목록 등재가 결정된 유산은 경무대(임시수도 대통령 관저), 임시중앙청(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 아미동 비석 피란 주거지, 국립중앙관상대(옛 부산측후소), 미국대사관 겸 공보원(부산근대역사관), 부산항 제 1부두, 미군 하야리아 기지(부산 시민공원), 유엔묘지, 우암동 소막 피란 주거지 등 9곳이다.
이들 유산은 한국전쟁기 급박한 상황 속에서 1023일 동안의 피란 수도 모습을 보여주는 증거물로써, 이번 등재 결정은 시와 시민들의 보존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시는 설명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우선 등재목록 선정, 예비 심사 등 국내외 절차가 남았다. 부산시는 2028년 등재를 목표로 지속적인 연구와 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병진 시 행정부시장은 “역사의 흔적과 기억을 생생하게 보존하고 있는 9곳의 유산을 보존하는 한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도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