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죽변비상활주로가 건설된 지 44년 만에 폐쇄돼 지역 개발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4일 울진군 죽변면사무소에서 지역 주민 집단민원과 관련해 김태규 부위원장 주재로 현장조정회의를 열고 죽변비상활주를 폐쇄하기로 했다.
울진 원자력발전소 인근에 있는 죽변비상활주로는 1978년 건설 당시부터 이전 문제가 대두됐다.
지역주민들은 “죽변비상활주로에서 훈련도 안 하는데 활주로와 약 1㎞ 거리에 신한울 원전이 건설되면 지역주민들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라며 죽변비상활주로를 폐쇄·이전해달라는 집단민원을 2015년 국민권익위에 제기했다.
국민권익위와 관계기관 등은 2016년 12월 조정회의를 개최해 비상활주로 이전을 전제로 협의체를 구성하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2017년 신한울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이에 대한 논의가 5년간 중단됐고 최근 원전 건설이 재개되자 지역주민들은 올해 4월 다시 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는 수차례의 현장 조사, 지역주민 면담, 관계기관 회의 등을 통해 민원 해결을 위한 조정안을 마련했다.
조정안에 따르면 울진군은 죽변비상활주로 울진비행장 내·외부에 대체시설을 조성하고 한국수력원자력은 대체시설 조성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울진비행장을 예비항공작전기지로 지정한 후 죽변비상활주로를 폐쇄하기로 하고 공군은 평시에 탄약고 내에 탄약을 보관하지 않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죽변비상활주로 폐쇄와 대체시설 조성을 위해 적극 협력하고 제반 사항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민권익위 김태규 부위원장은 “주민 안전은 물론 안전한 원전 운영과 건설, 국가안보를 위한 군사작전수행도 보장하게 됐다”면서 “비행안전구역 해제로 활주로 주변이 개발돼 지역경제가 살아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울진=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