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P 벌어진 한·미 금리차… 한은 “적시에 조치”

입력 2022-12-15 13:16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가 지난 1일 거시경제·금융 관련 국내 대학 교수들을 초청한 2022 통화정책 워크숍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빅스텝’(0.5% 포인트 금리 인상)을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15일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정례회의 결과에 따른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한 뒤 “연준의 내년 정책금리 전망(점도표) 상향 조정에도 국제 금융시장에서 제롬 파월 의장 발언이 덜 ‘매파’적인 것으로 평가돼 변동성이 제한적으로 나타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이 부총재는 “파월 의장이 제약적 정책 기조가 아직 충분하지 않고 최종 금리 수준과 유지 기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6개월 만에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빅스텝’으로 늦췄지만, 고금리 국면은 장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연준은 이틀간의 FOMC 12월 정례회의를 끝낸 이날 새벽 4시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4.25~4.5%로 상향됐다. 금리의 하단도 4%대에 진입했다.

이미 예상된 금리인상률보다 시장의 주목을 받은 건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과 점도표다. 파월 의장은 성명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간다고 FOMC가 확신할 때까지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준금리에 대한 FOMC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은 점도표를 보면 연준은 내년 최종 금리를 5~5.25%까지 높이고, 2024년 전에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의 중간값은 4.6%에서 5.1%로 상향됐다.

이에 대해 이 부총재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로 긴축 강화 우려가 다소 완화됐지만 향후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물가 상황에 따른 정책 기대 변화와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빅스텝으로 한·미 간 금리 차는 1.25% 포인트로 벌어졌다. 우리나라의 현행 기준금리는 3.25%다. 이 부총재는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 폭이 확대된 만큼 환율, 자본 유출입을 포함한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시에 안정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