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겨울 생태 관광 자원인 까마귀 개체 수가 최근 4년 새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2010년 부터 올해까지 12년동안 울산을 찾는 떼까마귀를 모니터링 한 결과 2017년 7만 마리에서 올해 3만5000~4만 마리로 급감했다. 2003년부터 매년 10월 중순이면 태화강을 찾는 겨울 철새인 까마귀는 초창기 4만 마리에서 2017년 7만 마리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겨울이면 울산은 찾는 까마귀는 떼까마귀(Rook)와 갈까마귀(Daurian Jackdaw) 두 종류로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떼까마귀이다.
김성수 조류생태학 박사는 까마귀 감소세에 대해기후변화와 낙곡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까마귀의 주요 먹이는 울주군 들판에 추수 후 떨어진 낟알이다.
김 박사는 “울산 떼까마귀는 몽골과 시베리아에서 여름을 보내고 날이 추워지는 10월 중순경 태화강 삼호대숲으로 돌아오는데, 최근 러시아 북극 지역 기온 온난화로 도래 개체 수가 점차 줄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울주군 지역 벼 재배 면적이 줄어들고 청보리 등 동계작물 이모작 증가로 낙곡량이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울주군의 벼 재배 면적은 2018년 4037㏊에서 올해 3710㏊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청보리 등 사료용(동·하계 이모작) 작물 생산량은 2012년 1만2000t에서 2021년 3만t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까마귀 군무와 태화강 십리대숲 등을 보기 위해 지난해 150만명의 관광객이 울산을 방문했다. 울산시는 12월 부터 겨울 철새 떼까마귀 배설물을 맞으면 상품권을 받는 ‘운수대똥’ 행사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시민 호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 취소했다.
시는 지난 2월 21일부터 3월 6일까지 시범 행사에서 4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참가자는 241명에 그쳤다. 이 가운데 35명만 까마귀 배설물을 맞아 5만원을 받아갔다.
울산시 관계자는 “행사를 준비할 때부터 일부 부정적 의견이 있었다. 올해는 조류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행사를 취소했고, 행사를 계속 추진할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