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아프리카 복병’ 모로코의 모래바람을 잠재우고 2022 카타르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뤄낸 프랑스는 월드컵 역사상 세 번째 2연패에 도전한다.
프랑스는 1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준결승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이번 월드컵 최고의 창과 방패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프랑스는 5골로 대회 득점 공동 선수를 달리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를 필두로 매 경기 2골 이상을 뽑아내는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왔고, 모로코는 자책골을 제외하곤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는 짠물 수비로 4강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균형이 깨졌다. 프랑스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테오 에르난데스는 전반 5분 음바페의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된 것을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모로코가 이번 대회에서 상대에 허용한 첫 필드골이었다.
선제골이 터지자 경기에 불이 붙었다. 모로코는 반격에 나섰다. 아제딘 우나히는 전반 10분 회심의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17분 하킴 지예흐의 슈팅도 골대를 빗나갔다.
프랑스 역습 전술을 통해 추가 골을 노렸다. 올리비에 지루가 역습 상황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를 강타했다. 전반 36분 지루의 슈팅도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모로코는 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자와드 엘 야미크가 회심의 오버헤드킥을 시도했는데, 위고 요리스 골키퍼의 손을 맞고 골대를 맞고 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친 모로코는 후반에 파상 공세를 펼쳤다. 모로코는 좌우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 등을 통해 프랑스를 흔들었다. 하지만 프랑스는 단단했다. 육탄방어와 골키퍼 선방 등으로 모로코의 공격을 막아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위기가 찾아왔다. 프랑스는 후반 34분 랜달 콜로 무아니가 쐐기 골을 터뜨렸다. 교체 투입된 무아니는 음바페의 문전 앞 슈팅이 수비를 맞고 굴절된 것을 침착한 슈팅으로 연결했다. 본인의 월드컵 첫 골이었다. 모로코는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공격을 펼쳤으나, 무위에 그치며 영패를 안았다.
프랑스는 이날 승리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결승 진출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프랑스 축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프랑스는 1958년 1962년 대회에서 우승한 브라질 이후 60년 만에 2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에 도전하게 된다.
다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 ‘황제 대관식’을 준비하는 리오넬 메시가 버티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우승 트로피를 다퉈야 한다. 결승전은 음바페와 메시라는 세계 최고의 골잡이 간 대결로도 관심을 끌 전망이다. 양 팀의 대결은 19일 0시(한국시간)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아프리카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노렸던 ‘아틀라스의 사자’ 모로코는 결승 문턱에서 전통의 강호 프랑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스페인 포르투갈 등 강호를 꺾고 아프리카 사상 첫 4강 진출하는 등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모로코는 루카 모드리치가 이끄는 크로아티아와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