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취재 중 돌연사 美기자…사인은 ‘대동맥류 파열’

입력 2022-12-15 05:18 수정 2022-12-15 10:01
미국의 유명 스포츠기자 그랜트 월(48)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웃음짓고 있다. AP연합뉴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취재 도중 경기장 기자석에서 숨진 미국 축구 전문 기자 그랜트 월(48)의 사망 원인은 대동맥류 파열이었다.

의학박사인 월 기자의 아내 셀린 가운더는 14일(현지시간) CBS 아침 뉴스쇼 ‘디스 모닝(This Morning)’에 출연해 남편이 상행대동맥에 생긴 대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운더 박사는 “(대동맥류가) 자각 증세 없이 수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결정적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월 기자가 사망 직전 경험한 흉부 압박감이 전조증상이었을 수 있다며 “심폐소생술이나 전기충격기를 아무리 사용했어도 그를 살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월 기자는 지난 10일 아르헨티나 대 네덜란드 8강전이 열린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 기자석에서 돌연사했다. 당시 인근에 앉아 있던 동료 기자들은 “연장전이 시작된 즈음부터 월 기자가 극심한 고통을 겪는 듯 보였다”고 전했다.

월 기자의 취재석에 조화가 놓인 카타르 알베이트 스태디엄 기자실. 로이터 연합뉴스

응급구조대가 출동해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곧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그는 끝내 숨을 거뒀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월 기자는 지난 5일 SNS에 “스트레스와 과도한 업무 때문에 3주째 잠을 잘 못 자고 있다”며 “열흘간 앓은 감기가 미국 대 네덜란드 경기가 있던 밤에 더 심해졌다. 가슴 상부에 압박감과 불편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는 “코로나19 검사를 했으나 음성 결과가 나왔다”면서 “오늘 미디어센터 의료실에 갔더니 기관지염일 가능성이 있다며 항생제와 시럽을 줘 받아왔다. 먹고 나니 한결 나은 기분이지만 여전히 좋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대동맥류는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큰 동맥 즉 대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심장이 혈액을 뿜어내는 힘이 강할 때 대동맥 내막이 찢어지며 외막과 분리돼 혈액이 두 층 사이에 모이는 박리가 일어났다가 결국 터져 체내 출혈을 일으키는 것이 대동맥류 파열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