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아르헨티나를 2022 카타르월드컵 결승에 올려놓으며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뒀다. 메시는 이번 대회 6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4경기 MOM에 선정되고 5골로 득점왕도 노리고 있지만, 1987년생으로 선수로서는 황혼기에 접어든 그가 여전히 그라운드를 휘젓는 데는 조력자들의 도움도 크다.
메시의 ‘보디가드’ 로드리고 데폴이 그중 하나다. 데폴은 메시가 그라운드에서 날뛸 수 있게 하는 키 플레이어다. 데폴은 아르헨티나의 6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다. 데폴 외에 전 경기 선발 출장은 ‘에이스’ 메시,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수비의 핵 니콜라스 오타멘디뿐이다. 미드필더 중에선 데폴이 유일하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의 신뢰를 엿볼 수 있다.
데폴의 가장 큰 역할은 메시가 공격에 전념할 수 있게 서포트하는 것이다. 데폴은 자기 진영 깊숙한 곳에서 상대 골문 앞까지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며 공수 양면에서 활약한다. 패스로 공격전개는 물론, 강한 압박으로 진흙탕 수비에도 능하다.
호주와의 16강전에서 나온 추가골이 백미였다. 데폴은 후반 11분 빠른 질주와 강한 압박으로 호주 수비는 물론 골키퍼까지 압박해 호주 수문장 매튜 라이언의 실수를 유도했고, 함께 압박에 가담하던 훌리안 알바레스가 볼을 빼앗아 골망을 갈랐다.
데폴은 중원에서 합을 맞춘 지오바니 로셀소가 부상으로 월드컵에 나오지 못하면서 대회 초반 힘을 쓰지 못하는 듯했지만,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부터 점차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출신인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해 볼 탈취 능력과 수비능력을 더 키웠다.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데폴은 경기당 태클 1.7개, 인터셉트 1.2개를 기록했다.
알바레스는 공격에서 득점의 한 축을 맡으며 메시의 라스트 댄스를 적극적으로 서포트한다. 알바레스는 4골을 넣으며 메시(5골)에 이어 팀 내 두 번째 다득점자다.
특히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전에서 멀티 골로 아르헨티나의 3대 0 완승을 이끌었다. 축구 통계 전문 옵타에 따르면 22세 316일의 알바레스는 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축구황제’ 펠레(17세 249일)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월드컵 준결승·결승에서 멀티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메시의 페널티킥 선제골도 알바레스가 크로아티아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에게 파울을 얻어내면서 시작됐다.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도 빼놓을 수 없다. 마르티네스는 네덜란드와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네덜란드 1, 2번 키커의 슛을 막아내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4강이 확정된 뒤 긴장이 풀린 듯 운동장에 엎드려 누워있던 마르티네스를 메시가 일으켜 세우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메시는 “마르티네스가 잘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며 “항상 필요할 때 서 있는 존재”라고 칭찬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