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적산가옥서 한복 홍보…서경덕 “답답할 노릇”

입력 2022-12-14 12:03 수정 2022-12-14 13:04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 '부산튜브'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최근 일본식 적산가옥에서 촬영돼 논란이 불거진 한복 홍보 영상에 대해 “참 답답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서 교수는 14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시가 후원하고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가 만든 한복 홍보 영상이 있는데, 이 영상의 배경 중 한 곳이 전통 한옥이 아닌 일본식 적산가옥이어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 속 등장 공간에 대해 “200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명소라고 하지만 해방 이후 ‘정란각’이라는 고급 요릿집(요정)으로도 쓰였던 곳”이라며 “왜 하필 한복을 홍보하는 영상을 만드는데 이곳에서 촬영한 이유가 뭘까”라고 적었다.

이어 “안 그래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있고, 중국 대표 전자제품 기업인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서는 한복을 ‘중국 문화(China Culture)’로 소개해 큰 논란이 된 적이 있다”고 언급하며 “중국은 한복을 자신의 전통문화로 편입시키려는 ‘한복 공정’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데, 이런 어이없는 상황은 중국에 또 하나의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정신 바짝 차려야만 한다”며 “최근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는데, 중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탈춤도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먼저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혜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