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사업 올스톱 위기 고양시 “시의회 파행 멈추고 예산안 처리해야”

입력 2022-12-13 11:17

경기 고양시의회의 파행으로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되지않고 있는 가운데 고양시가 시정업무 마비와 민생분야 파탄이 초래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고양시는 13일 대변인 명의의 자료를 통해 “2023년도 본예산안을 지난달 21일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시의회의 권한이면서 본연의 의무인 예산심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예산안이 의결되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민생사업들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민선 8기 정책은 경제자유구역 등 기업유치를 통한 ‘글로벌 자족도시’ 조성 등의 방향전환이 절실히 필요하고 이를 위해 조직개편과 예산 집행이 이뤄져야 하지만, 파국사태를 맞을 경우 성장동력은 상실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올해 제3회 추경예산 처리마저 못한다면 당장 소외계층 대상과 노인복지 분야 등 지원이 끊어져 연말연시 민생대책은 무위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당초 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열리는 2차 정례회에 제출했으나, 예산심사 ‘보이콧’으로 처리되지 않고 있다.

시의회가 연말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법령 및 조례에 따른 설치·운영시설과 지출의무 이행, 계속 사업 등 법정경비만으로 이뤄진 준예산만 집행하게 된다.

이는 고양시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상황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핵심 사업의 비롯해 각종 민생 관련 신규사업이 중단돼 시민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당장 겨울철 필요한 제설장비 용역(45억원)과 도로 응급복구(76억원) 등 긴급한 재해복구를 비롯해 교통시설 유지보수(47억원), 공원 관리용역(111억원) 등 계약에 차질을 빚게 된다. 또 청년일자리 대학생 행정체험(2억6000만원) 및 자율방범대 지원(3억원), 경기도 생활체육대축전 등 민간 행사 보조금(57억원) 지급이 중지된다.

특히 법령과 조례상 임의규정으로 되어 있는 학교 무상급식(300억원), 교육기관 보조(186억원) 등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지원할 수 없다. 도로 보도정비(116억), 배수펌프장 시설정비(50억), 교량 보수보강(43억) 등 재난대응 시설비도 예산 집행이 중단된다.

시 관계자는 “예산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시의회의 의결이 필수적이다. 민생사업 중단으로 시민의 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시의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해 주기를 당부드린다”면서 “만일 예산안이 수립되지 않을 경우, 준예산 집행에 따른 시민 불편과 민원 발생의 최소화를 위한 검토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관행적이고 단순한 복지 포퓰리즘 예산은 지양하고, 고양시의 백년대계를 위해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자족도시 실현 등의 정책 방향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이것이 바로 큰 틀에서 시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복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양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전원은 고양시 비서실장이 민주당 의원들을 무시하는 언행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등 본회의를 일방적으로 보이콧하고 있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