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국민 감세’ 예산안에 대해 “자신들 정권 때 세금폭탄으로 세금 잔뜩 올려놓고 그거 조금 깎는 것을 서민 감세라고 한다”며 “흥부전에서 (놀부가) 제비 다리 부러뜨리고 고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5년 동안 민주당은 탈원전으로 전기요금 인상, 문재인케어로 건강보험료 2.5배 인상 등 모두 다 올려놓았다”며 “이제 정상으로 되돌리겠다고 ‘법인세·종합부동산세 낮추고 금융투자소득세 유예하자’는 우리 정부를 발목 잡으면서 일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말로는 서민 감세라고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고 포퓰리즘과 다를 바 없다”며 “지금이라도 빨리 예산을 볼모로 한 정권 발목 잡기를 멈추고 이 경제위기에 정부가 제대로 정책을 펴고 서민들이나 어려운 기업에 가는 예산들이 즉시 집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예산안 협상의 최대 쟁점인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슈퍼 대기업 감세는 당 정체성과 이념 관련 문제라고 규정하니까 (협상이)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며 “당 정체성의 문제라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법인세를 1~2%씩 낮춘 것은 어떻게 설명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법인세가 낮아지면 이익은 법인 주식을 가진 대다수의 주주, 개미들, 종업원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며 “재벌 한두 사람에 돌아가는 비율은 극히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수정 예산안 단독 의결 가능성과 관련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4차례나 없던 일을 민주당이 그런 식의 폭거를 자행하면 국민이 가만히 있겠나”라며 “국회와 제1야당이 정부가 하는 일을 도와줘도 이 위기를 조속히 극복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데 사사건건 못하게 하는 건 대한민국 자해 행위”라고 말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