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품 떠난 ‘곰이’ ‘송강’ 광주로 이사

입력 2022-12-12 14:27 수정 2022-12-12 14:28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암컷)’와 ‘송강(수컷)’이 우여곡절을 거쳐 광주로 이사왔다. 3년 만에 새끼 ‘별’과 상봉해 한살림을 꾸렸다.

12일 오전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서 문 전 대통령이 키우다 반환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가 관람객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쌀쌀한 날씨에도 잔디밭을 뛰노는 풍산개 두 마리를 마주한 시민들은 “곰이야” “송강아” 이름을 부르며 크게 환영했다. 시민들은 “새끼 찾아 광주까지 왔느냐”고 반겼다.

곰이와 송강은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청와대에 선물로 보내 풍산개다. 같은 해 11월 곰이와 송강 사이에서 자견 6마리가 태어났고 이 중 ‘별’이는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분양받아 사육 중이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퇴임 뒤 풍산개들을 길러왔지만, 정부가 지원 입법을 추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했다.

이후 곰이와 송강은 경북대병원 수의학과에서 각종 검사와 치료를 받으며 지내왔다. 정치권의 갑론을박 속에서 결국 대통령기록관과 광주시가 협의를 거쳐 우치동물원으로 보금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법률상 대통령기록물이어서 분양이 아닌 대여 형식이다.



시 산하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이에 따라 지난 9일 오후 경북대병원에 차량과 사육사를 보내 곰이와 송강을 넘겨 받았다.

2017년 3월과 11월 태어난 곰이와 송강은 사람 나이로 30대에 해당되는 견령 5~6년이다.

곰이는 신장 결석에 대한 외과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에 따라 특수 사료를 먹고 있다. 송강이는 외이염 증상이 있지만 완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우치동물원은 곰이와 송강을 위한 사육공간과 임시 야외 놀이터 등을 마련하고 전담 사육사 2명을 배치했다. 우치동물원은 곰이와 송강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당분간 자견 ‘별’이와는 분리해 지내도록 했다.

우치공원 측은 “곰이는 외과적 치료가 불가피하지만 건강상 큰 문제는 없다”며 “여건을 봐가면서 시민 관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