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혼부부가 8만쌍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초혼인 신혼부부 중 자녀가 있는 부부의 비중과 평균 자녀 수는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맞벌이 비중이 늘면서 부부 소득은 최대폭으로 늘었지만, 대출을 보유한 비중 또한 높아졌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1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혼인신고를 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국내 거주 신혼부부는 110만1000쌍으로 1년 전보다 8만2000쌍 감소했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신혼부부 규모는 가장 작고, 감소폭은 비율과 수 모두 가장 컸다.
2017년 138만쌍이던 신혼부부는 2018년 132만2000쌍, 2019년 126만쌍으로 6만쌍 안팎이던 감소 폭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7만6000쌍으로 커지다 지난해에 더욱 확대됐다. 결혼 기피 추세에 코로나19로 결혼식을 미루면서 감소 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혼인 1년 차 부부는 19만2000쌍으로 전년보다 10.4% 급감했다. 전체 신혼부부 중 87만1000쌍(79.1%)은 초혼이고 22만7000쌍(20.6%)은 재혼 부부였다.
자녀가 있는 초혼 신혼부부 비중은 54.2%로 전년보다 1.3%포인트 줄었다. 평균 자녀 수도 0.66명으로 0.02명 줄었다. 이는 모두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유자녀 비중은 맞벌이 부부(49.6%)가 외벌이 부부(60.5%)보다, 무주택 부부(50.1%)가 유주택 부부(59.9%)보다 낮았다.
초혼 신혼부부의 평균 연간소득은 6400만원으로 6.9% 늘었다. 역대 최대폭 증가다. 맞벌이를 하는 초혼 신혼부부의 비중이 역대 최고인 54.9%로 2.9%포인트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맞벌이 부부의 평균 소득은 8040만원으로 외벌이 부부 평균 소득(4811만원)의 약 1.7배 수준을 나타냈다.
맞벌이로 소득이 늘었지만, 주택 소유 비중은 줄고 대출 보유 비중은 늘었다. 주택을 소유한 초혼 신혼부부 비중은 42.0%로 0.1%포인트 떨어졌다.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 보유 비중은 89.1%로 1.6%포인트 오르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대출잔액의 중앙값은 1억5천300만원으로 15.4%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집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세자금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증가했다”며 “대출잔액이 2억원 미만인 비율은 줄고 2억원 이상인 비율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