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李 장관에 “대통령 성공 위해선 스스로 물러나야”

입력 2022-12-12 11:27
박지원 전 국정원장. 뉴시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는 후배이자 측근인 이 장관 스스로 물러나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 당시 7번 임명장을 받았지만 6번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전 원장은 1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진행자가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에 대한 대통령실의 향후 입장과 관련해 “언론이나 국민의힘에서는 거부권 행사한다고 하지만 안 하셔야 한다”면서 “대통령께서 문제가 있는 것을 풀어가야지 문제를 자꾸 만들어 가시면 나라가 어디로 가겠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민 장관 스스로가 (충암)고등학교 (서울)대학 선배가 대통령을 한다고 하면 자기가 먼저 물러났어야 된다”라면서 “정무직이라고 하는 것은 ‘저 물러나겠습니다’하고 집에서 안 나가면 된다. 정무직이라고 하는 것은 말로 전부 끝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직업 공무원이 사표 내고도 수리 안됐는데 출근 안 하면 처벌받는 것”과는 다르다는 취지다.

전날 야당이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추진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여당이 야당 단독 처리에 강력 반발하고 윤 대통령이 박진 외교부 장관 당시처럼 이번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향후 정국이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국회(정기회) 제400-14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박 전 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이 장관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선 후배이자 측근인 자기가 스스로 해줘야 한다”라며 “김대중 대통령 (집권) 5년 동안, 인수위까지 5년 1개월간 저는 좋은 의미로든지 나쁜 의미로든지 7번 임명장을 받아 6번 나갔다”고 밝혔다.

이에 진행자가 ‘대통령이 이상민 장관을 강하게 잡으면 이 장관도 못 나가는 거 아니냐’고 묻자 그는 “왜 DJ인들 저를 강하게 안 잡았겠느냐. ‘이건 아니지 않냐. 우리 정부가 손해 나는 일 아니냐’ 그러셔도 국민이 원하기 때문에 제가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민주당 당내에서 일어나는 잘못도 책임지고 ‘제가 물러납니다’ 하면 다 수습이 된다. 우리 정치는 책임 문화다. 158명이 정부의 잘못으로 희생됐는데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조사해서 용산경찰서장이나 용산구청장 책임지게 할 거냐”라고 지적했다.

또한 “실질적인 책임자가 이상민 장관 아니냐. 이것은 도의적, 정치적 책임이다. 형사적 책임은 조사해서 사법부에서 결정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