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공공자전거 ‘타랑께’, 존폐 기로…시민들 외면

입력 2022-12-12 11:00 수정 2022-12-12 14:00

광주시가 2020년 7월부터 운영 중인 공공자전거 ‘타랑께’가 시민들의 외면으로 2년여 만에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민간업체 공세에 밀리고 있는 데다 소극적 대여·반납 방식을 고집해 ‘자전거 친화도시’라는 정책적 목표에서 멀어지고 있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현재 3% 수준인 자전거 수송 분담률을 2025년까지 5%로 끌어올리기 위해 공공자전거 ‘타랑께’ 도입과 함께 정책자문관·자전거팀을 위촉·신설하는 등 ‘자전거 도시 만들기’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광주시청~지하철 상무역 1.5㎞ 구간과 평동역 인근에는 지하철 이용자와 평동산단 근로자의 출퇴근을 위한 자전거 전용도로를 개설하고 있다.

4·19㎞ 길이, 폭 3m의 평동산단 자전거 전용도로는 7억6772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6월 착공, 내년 3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전국 최초로 지하철과 자전거 환승 체계 구축을 위한 ‘메트로 따르릉’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지하철 1호선 가운데 번화가 역 4곳을 제외한 15개 역에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때 가입자 수가 1만여 명에 달한 공공자전거 ‘타랑께’의 경우 올해 들어 이용자가 급격히 줄면서 도심 자전거 이용 활성화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유통·금융시설이 밀집한 상무지구를 중심으로 광천동, 동천동에 350여 대의 자전거와 주차장 51개소로 대여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이용시간과 장소가 제한돼 하루 평균 이용자는 현재 70명 수준에 불과하다.

광주 전 지역을 대상으로 대여 서비스에 들어간 후발 민간업체의 ‘카카오T바이크’에 밀려 봄·가을에는 100여 명, 여름·겨울에는 50명도 되지 않을 때가 많다.

하루 1000원, 한 달 5000원으로 이용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GPS와 블루투스 등 첨단 장비를 갖춘 민간 대여 자전거보다 편의성이 떨어지는 데다 반납장소 역시 상무지구에 국한돼 있기 때문이다.

시가 생활용 이동 수단으로 도입한 공유 자전거 ‘타랑께’는 ‘타라니까’의 전라도 방언이다.

타랑께 이용자가 줄면서 자전거도로와 자전거 이용자가 많은 광주천·영산강변 인근으로 대여 장소를 바꿔 운동·레저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들이 즐겨찾지 않는 운영방식을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면 ‘타랑께’ 사업을 아예 접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광주시의회 박필순 의원은 “연평균 5억 원의 예산투입에 비교해 성과가 보잘것없다”며 “타랑께 사업의 계속 여부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