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축구 K리그 출신인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미슬라브 오르시치(30·디나모 자그레브)가 자국의 카타르월드컵 4강 진출에 힘을 싣는 활약으로 이목을 모았다.
크로아티아는 지난 10일(한국시간)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날 승부의 분수령에 오르시치가 있었다. 오르시치는 크로아티아가 0-1로 끌려가던 연장 후반 9분 교체돼 후반 12분 브루노 페트코비치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는데, 이것이 동점골로 연결됐다.
한국이 16강전에서 브라질에 1대 4로 패해 탈락함에 따라 이번 월드컵에서 뛰는 K리거는 전·현직을 통틀어 오르시치가 유일하다.
오르시치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전남 드래곤즈와 울산 현대에서 뛰었다. 동료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기 어려워하자 등록명을 ‘오르샤’로 바꿨다. 전남에서 한 시즌 반 동안 14골 11도움(49경기)을 올린 오르시치는 2016시즌 도중 중국 창춘 야타이로 이적했다가 2017년 다시 울산으로 복귀해 한 시즌 반을 뛰며 14골 4도움(52경기)을 기록했다.
오르시치는 K리그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2018년 자국 리그의 명문팀 디나모 자그레브로 이적했다. 이듬해 크로아티아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오르시치에게 한국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곳이다. 그가 아내에게 청혼한 곳도, 아내가 장남을 임신한 곳도 한국이었다. 오르시치는 지난달 24일 인스타그램에 한국-우루과이전을 시청하는 두 아들 사진을 올리면서 첫째 아들 옆에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라는 문구를 붙였다.
오르시치가 다음 경기에도 그라운드에 나설지 주목된다. 크로아티아는 오는 14일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와 4강전을 갖고 결승 진출을 다툰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