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년 후면 인도네시아와 나이지리아 등 인구 대국의 경제 규모가 한국을 추월할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저출산·고령화 국가인 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5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예측됐다. 해당 보고서는 한국의 경제 규모는 2060년부터 후퇴하기 시작해 2075년이 되면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에 뒤처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발표한 ‘2075년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020년대 평균 2%에서 2040년대 0.8%로 떨어진 뒤 2060년대에는 -0.1%, 2070년대에는 -0.2%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가 성장률 전망치를 분석한 34개국 가운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국가는 한국뿐이다.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30년대 2조 달러에서 2060년 3조3000억 달러로 늘어난 뒤 2075년 3조4000억 달러(약 4440조원)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2075년 기준 한국의 경제 규모는 일본(7조5000억 달러)은 물론 필리핀(6조6000억 달러), 말레이시아(3조5000억 달러)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방글라데시(6조3000억 달러) 등 남아시아 국가보다 작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1인당 실질 GDP는 2075년 10만1800달러로 미국(13만2200달러), 유럽(10만4300달러)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봤다.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면에서는 미국, 유럽에 이은 고소득 국가로 올라서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로 전체 경제 규모는 후퇴하게 된다는 전망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대인 세계 인구증가율은 2075년이 되면 0%에 가깝게 줄어들 전망이다. 개발도상국 등 인구 대국은 경제 규모가 계속 커지고,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심각해진 선진국은 경제 규모가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내다봤다.
2050년이 되면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하고, 이집트와 나이지리아 경제도 세계 15위권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브라질에 이어 경제 규모가 세계 12위로 예측되는 한국은 15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예측됐다.
2075년이 되면 나이지리아의 경제가 세계 5위로 뛰어오르고, 파키스탄도 세계 6위권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이와 함께 골드만삭스는 필리핀의 경제 규모도 2075년에는 세계 14위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