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정국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31일 “지역구 의원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며 2선 후퇴를 선언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장 의원은 21대 국회 후반기 행정안전위원장에 8일 내정됐다.
행안위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 요구,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경찰국 이슈 등으로 여야 대치상황의 최전선에 있는 상임위다.
장 의원은 또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의 출범을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공감이 출범했던 7일, 국민의힘 전체 의원 115명 중 71명이 첫 모임에 참석했다.
한 재선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높은 참여율과 관련해 “장제원의 힘”이라고 잘라 말했다.
장 의원은 정국 현안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난데없이 불거진 ‘한동훈 차출론’과 관련해 장 의원이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각각 공개 비판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민의힘은 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여당 몫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을 5명의 의원들을 내정했다.
장 의원은 행안위원장 후보자로 단수 출마해 박수로 합의 추대됐다.
장 의원은 “(행안위원장직을) 아무도 신청 안 해서 ‘왜 안 하나’ 생각을 해 봤더니, (국민의힘 의원들이) ‘네가 가서 잘 싸워라’라고 한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장 의원은 이어 “행안위는 경찰개혁, 윤석열정부가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지방시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중요한 상임위”라며 “열심히 해서 정부가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초선 의원은 “민주당 공세에 대응할 무게감 있는 인물이 행안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게 당내 기류였다”면서 “그런 점에서 장 의원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여야는 지난 7월 행안위와 과방위 위원장 자리를 1년씩 교대해 맡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장 의원은 행안위원장을 역임한 뒤 내년 6월부터 과방위원장을 맡게 된다.
과방위 역시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거취 문제 등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전장이다.
장 의원은 여야 전쟁터인 행안위와 과방위에서 민주당의 파상 공세를 막아가며 여야 합의점을 도출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장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뒤 주호영 원내대표와의 논쟁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것은 그 정도로 하자”면서 “충분히 제 의사가 전달된 것 같다”고 확전을 자제했다.
그러나 장 의원은 당원투표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전당대회 룰 변경이 시도되는 것에 대해선 “전당대회가 시작도 안 했다”며 “이런 사안에 대해 가끔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장 의원이 어느 후보에게 실어주느냐에 따라 전당대회 판도가 뒤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 몫 기재위원장에 윤영석 의원, 외교통일위원장에 김태호 의원, 국방위원장에 한기호 의원이 표결 절차 없이 각각 뽑혔다.
국회 정보위원장에는 3선의 박덕흠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경선을 치른 끝에 박 의원이 선출됐다.
손재호 구승은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