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공공요금 상승 러시…물가인상 부추기나

입력 2022-12-07 10:29

‘택시, 공영주차장, 도시가스...’

광주지역 공공요금이 내년에 줄줄이 오른다. 고금리와 고물가 여파에 시달리는 시민들이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지난 7월 택시요금 인상 용역안을 토대로 내년 2월쯤 택시요금 인상안을 확정한다”고 7일 밝혔다. 광주 택시요금은 2019년 1월 오른 이후 주간 기준 기본요금 3300원(심야 20% 할증)을 유지하고 있다.

시는 기본요금을 3800원, 4000원, 4300원 3가지 중 하나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동안 인건비, 연료비, 보험료 등의 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택시 승객들의 부담을 고려해 중간인 4000원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시는 택시 정책심의위원회와 물가 대책심의위원회 심의, 시의회 의견 수렴을 거쳐 인상안을 확정한다.

현재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인 할증요금 적용시간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공영주차장 요금도 큰 폭으로 뛴다. 내년 1월 1일부터 도심 내 1급지 기준 시간 당 요금이 1400원에서 2000원으로 크게 오른다.

주차요금 부과 방식도 바뀐다. 현재 30분을 기준으로 15분마다 추가하는 방식에서 최초 10분 이후 10분마다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

시는 2004년 이후 공용주차장 요금이 18년 동안 동결됐다고 밝혔다. 2020년 논란 끝에 인상됐지만, 물가안정을 이유로 실제 적용은 그동안 유보돼왔다.

난방·취사용 도시가스 요금도 들썩이고 있다. 현재 요금은 메가줄(MJ)당 평균 1.9591원으로 2018년 마지막으로 올랐다.

시는 정부가 지난 10월 도시가스 도매요금을 인상함에 따라 광역단체가 산정하는 소매 공급 요금도 오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상생활에서 지출 빈도가 잦은 공공요금이 잇따라 인상 조짐을 보이자 시민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정부의 억제정책에 눌려 있던 공공요금이 경쟁적으로 오르면 경제위기 속에서 생활비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식료품·공산품 등의 전반적인 물가상승이 뒤따를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호남지방통계청의 광주·전남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전남지역 소비자 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5.0%, 5.3% 상승했다.

광주지역 소비자물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2월 3.5%를 시작으로 3월 4.0%, 4월 4.7%, 5월 5.5%, 6월 6.3%, 7월 6.6%로 치솟았다.

광주 화정동 주민 박모(45)씨는 “치솟는 물가가 고통스러운데 공공요금까지 가세한다니 저소득자로서 걱정이 많다”며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는 물가정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