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불평등 더 커졌다…상위-하위 64배 ‘역대 최대’

입력 2022-12-07 09:16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 연합뉴스

올해 3월 말 기준 자산 상위 20% 가구와 하위 20% 가구 간의 자산 격차가 역대 가장 크게 벌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의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자산 상위 20%(자산 5분위) 가구의 자산은 평균 16억5457만원이었다.

이는 하위 20%(자산 1분위) 가구의 평균 자산 2584만원의 64.0배에 이르는 규모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자산 격차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는 2012년 기록했던 62.4배였다.

올해 초까지 부동산 값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은 상위 20%의 자산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가계금융복지조사 비교 시점인 2021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7.47% 상승했다.

상위 20%의 경우 자산이 1년 전보다 1억3769만원(9.1%) 늘었는데 이중 부동산 자산 증가액이 1억2853만원(10.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상위 20% 중에서는 98.6%가 부동산 자산을 보유했다. 하지만 하위 20%는 10.1%만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부동산의 자산 격차가 전체 자산의 격차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올해 들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 상위 20%와 하위 20%의 자산 격차는 이보다 줄어들었을 수 있다.

하위 20%(1분위)의 자산은 1년 전보다 13만원(0.5%) 줄었다. 부동산 자산이 9.3% 감소하는 등 분위 가운데 유일하게 전체 자산이 줄었다.

이는 젊은 세대의 1인 가구가 많이 늘어난 결과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가계금융복지조사는 가구를 기준으로 집계하는데 자산을 적게 가진 사회초년생 등이 취업 등을 이유로 독립하면서 새로 1분위에 편입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으로 봐도 1년 전보다 자산 불평등이 심화했다.

불평등도를 측정하는 순자산 지니계수는 0.606이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2년(0.617)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도가 높다는 의미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