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걱정해도 보석은 팔렸다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12-07 07:37
기사 내용과 무관한 다이아몬드 자료사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소더비 갤러리에 지난 10월 17일(현지시간) 골든 카나리아 폴리쉬 다이아몬드가 전시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에서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자의 지갑이 속속 닫히고 주식‧채권 시장이 냉각될 때 보석만은 불티나게 팔렸다. 미국 보석 기업 시그넷주얼러스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고 주가를 20% 이상 끌어올렸다. 미국 SNS 플랫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플랫폼스의 주가는 유럽에서 맞춤형 광고 퇴출 위기로 6% 넘게 하락했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걷어내지 못하고 7일(한국시간) 하락장을 이어갔다.

1. 시그넷주얼러스 [SIG]

시그넷주얼러스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0.25%(11.71달러) 급등한 69.54달러에 마감됐다. 뉴욕증시 개장을 앞두고 발표한 2023회계연도 3분기 실적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상회했다. 분기 매출은 16억 달러로 집계돼 전망치인 15억 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은 1년 전인 2022회계연도 3분기 대비 2.9% 성장했다.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할 만한 실적은 주당순이익(EPS)에서 나왔다. 시그넷주얼러스는 분기 일반회계기준(GAAP) 희석 EPS를 0.6달러, 비GAAP 희석 EPS를 0.75달러로 각각 집계해 발표했다. EPS는 0.3~0.34달러 선으로 제시됐던 전망치를 2배가량 상회했다.

시그넷주얼러스는 다이아몬드를 포함한 보석을 유통하는 기업이다. 2015년만 해도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유통 체인으로 꼽혔다. 시그넷주얼러스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내년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주식을 포함한 대부분의 자산 가치가 하락한 올가을에도 보석만은 경기를 타지 않고 팔렸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시그넷주얼러스 최고경영자(CEO) 버지니아 드로소스는 자사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 점유율을 꾸준하게 높이고, 가치를 창출할 만큼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한 사실을 이번 분기 실적에서 확인했다”며 “지난 5년간 2250만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해 매출과 점유율 상승을 견인했다. 이들 고객은 평생 구매력을 갖출 만큼 젊고 부유하다”고 말했다.

2. 메타플랫폼스 [META]

메타플랫폼스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가장 중요한 수익 모델 중 하나인 ‘맞춤형 광고’의 유럽 내 퇴출 위기에 몰렸다. 이로 인해 메타의 주가는 이날 나스닥에서 114.12달러까지 6.79%(8.31달러) 하락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6일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이 지난 5일 메타에 대해 개인정보 사용 동의를 받는 행위 자체를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스마트폰‧PC 이용자의 웹사이트 방문 이력을 추적해 선호나 취향을 파악하고 적합한 광고를 노출하는, 이른바 ‘맞춤형 광고’를 수익 모델로 채택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 정부는 이용자로부터 개인정보 사용 동의를 받지 않은 ‘맞춤형 광고’를 불허하고 있다. 결국 이용자의 개인정보 사용 동의가 메타의 수익을 올리는 첫 번째 단계로 볼 수 있다. EU가 동의 자체를 받지 못하도록 규제할 경우 메타는 유럽 안에서 주요 수입원을 잃게 된다.

메타는 유럽 본부를 둔 아일랜드에서 데이터보호위원회를 통해 EU 규제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아일랜드도 EU 회원국이다. 메타는 유럽 내 ‘맞춤형 광고’ 퇴출이 EU 규제 당국의 최종 결정 단계로 넘어가지 않았고, 이의 제기 절차도 남은 점을 강조했다. 메타는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와 충분하게 의사소통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3. 고사머바이오 [GOSS]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제약사 고사머바이오는 이날 나스닥에서 2.36달러로 74.6%(6.93달러)나 폭락했다. 폐동맥고혈압약 ‘세랄루티닙’의 임상 2상에서 중요한 요건을 충족했다고 지난 6일 발표했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은 “MSD사의 치료법을 능가하지 않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