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전과 같이 명분을 주고 타협하는 일은 없다”며 ‘조건 없는 복귀’를 유일한 대안으로 못 박았다.
원 장관은 최근 운송거부에 불참하는 화물기사들을 향해 ‘길바닥에서 객사할 것’이라는 협박성 메시지가 적힌 현수막 사진을 공개하면서 “조폭 행위를 당장 멈추라”고 경고 메시지를 냈다.
원 장관은 이날 경북 포항 남구 오천읍 포항철강산업단지 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포항지역본부의 총파업 천막 농성장을 방문해 화물연대 지도부와 만났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처음엔 천막 농성장 앞에서 원 장관 방문을 막았으나 추후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원 장관은 10여분간 비공개로 화물연대 지도부와 만나 대화했다.
원 장관은 이후 취재진에게 “화물연대는 조건 없는 복귀를 한 뒤 합법적인 틀 내에서 논의를 거쳐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것이 유일한 출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물연대 지도부는 과적 방지, 잘못된 지입제도 개선, 적정한 운임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달라고 요구했고 거기에 대해 정부도 합당한 방안을 마련할 입장이지만 피해가 커지는 만큼 복귀해 국회란 합법적인 장에서 대화·타협하자고 권고했다”고 했다.
또 “산업 피해, 국민 걱정, 화물차주 어려움을 얘기했고 화물연대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 복귀한 뒤 문제를 풀어나가는 순리를 취하기를 바란다”며 “지금까지 가급적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한계점에 다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고 ‘떼법공화국’이 아니고 ‘민주공화국’임을 입증할 책임이 있다”며 “이전 정부 사례는 이번 경우에 적용이 안 된다”고 했다.
추가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화물연대 복귀 움직임이 커지고 있고 복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법 밖에서 타협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원 장관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파업 거부 화물기사들을 위협하는 듯한 현수막 사진을 올리며 “조폭들을 확실하게 정리하겠다”고 경고했다. 원 장관이 공개한 현수막에는 ‘지금 일하고 있는 의리 없는 XXX들아. 오늘 길바닥에서 객사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원 장관은 익명의 화물 기사가 보낸 문자도 공개했다. 해당 문자는 “장관님 제발 좀 살려주시라. 지난 6월 파업 때도 너무 고생했고, 손실이 막대했다. 저희 차로 제품을 싣고 나오다가 화물연대에 들켜서 짐을 다시 내려놓고 왔다. 우리나라가 자유 민주국가가 맞느냐”는 내용이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