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죄송 금지!”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에 진출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8강 진출이 좌절된 가운데 팬들은 온라인에서 ‘#죄송금지’ 해시태그를 확산시키며 선수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1대 4로 패배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한국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도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축구 팬들과 응원해주신 국민들께 너무나 죄송스럽다”며 속상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8강 진출을 염원해온 팬들에게 미안함을 표한 것이다.
황희찬(울버햄프턴)도 눈물을 보인 뒤 “이번 대회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축구로 기쁨을 드리겠다”면서 “새벽까지 보고 계시는 팬분들께 죄송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팬심은 달랐다. 이날 오후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죄송금지’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됐다. 경기 직후 “죄송하다”는 심정을 잇따라 전한 선수들을 향한 답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라는 브라질과의 대결에서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는 격려의 메시지였다.
누리꾼들은 ‘죄송금지’ 해시태그와 함께 “고개 숙이지 마. 죄송 금지, 미안 압수” “끝까지 잘 싸웠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등의 글을 남기며 선수들을 향한 자랑스러움을 표했다.
특히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는 올해 한국 축구를 관통하는 명언으로 꼽힌다.
해당 문구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DRX의 주장 ‘데프트(김혁규)’가 쿠키뉴스에 “패배에도 무너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한 것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나가면서 ‘언더독 승리’의 상징이 됐다.
이후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꺾은 태극전사들도 이 문구가 적힌 태극기를 들고 포효해 화제가 됐다.
이와 함께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다음 월드컵’도 키워드로 올라왔다. 이번 월드컵이 이강인과 조규성, 백승호 등 ‘젊은피’들의 재능과 경쟁력을 재확인하는 수확을 거뒀다는 점에서 다음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표현된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번 월드컵에 대해 팬들과 비슷한 평가를 냈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를 통해 “(한국팀에)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고 싶다”면서 “신구의 조화가 잘된 팀이었고 벤투 감독과 선수단의 단결력이 굉장히 강했기에 이런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본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강인과 조규성, 백승호의 활약을 높게 사며 “이런 선수들은 다음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이고 확실한 동기부여를 얻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16강도 잘했지만 이 선수들이 다음 목표를 잘 설정하고 개인 기량을 다듬어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다음 월드컵에서는 원정 16강을 넘어 8강까지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