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한동훈 ‘10억 소송’에 “돈으로 입 막겠다는 것”

입력 2022-12-06 11:22 수정 2022-12-06 15:07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튜브 채널 ‘시민언론 더탐사’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김 의원은 한 장관이 10억원 민사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돈으로 입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장관은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에 김 의원과 더탐사 및 의혹의 최초 제보자로 알려진 A씨 등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 장관은 이들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형사고소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0억원 소송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에 대한 어떤 의혹 제기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법대로 해보자’고 하는 것이니 저도 법에 따라 당당하게 응하겠다”면서도 “그런데 현직 법무부 장관이 이런 법적 다툼을 벌이는 게 맞는 건지 한 번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했다.

김 의원은 “법무부 장관은 법원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라고 주장하면서 “‘술자리에 참석한 적 있는가’라는 질문이 왜 명예훼손이 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설사 훼손이 됐다 하더라도 10억원 짜리나 되는지는 더더욱 모르겠다”며 “앞으로는 아무리 궁금한 일이 있더라도 10억원이 없다면 절대로 물어봐서는 안 되겠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지난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한 장관이 올해 7월 19∼20일 윤석열 대통령과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함께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더탐사도 유튜브 채널 방송을 통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한 장관은 의혹을 부인했고 김 의원을 향해 “매번 이런 식이다. 주워 담지도 못하고 사과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후 보수단체가 김 의원 등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A씨의 전 연인이자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지목된 첼리스트 B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전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해 한 거짓말”이라며 술자리 관련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진술했다.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지목된 이들의 진술과 위치정보 등도 의혹 내용과 배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의혹이 사실상 사실무근으로 드러나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장관은 김 의원을 향해 “사과할 필요가 없고 책임을 져야 한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