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사커’ 프랑스와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카타르월드컵 8강전에서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친다. 역사적 라이벌인데다 두 팀 모두 우승 후보로 손색없는 팀이어서 미리 보는 결승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각 팀 에이스로 축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와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의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에서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이끄는 폴란드를 3대 1로 제압했다. 음바페는 이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998년 12월 20일생인 음바페는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총 9골을 기록해 ‘축구 황제’ 펠레(7골)를 넘어 만 24세가 되기 전에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올리비에 지루(AC 밀란)도 1골을 추가했다. 지루는 117번째 A매치에서 52번째 골을 넣어 티에리 앙리(51골)를 넘어 프랑스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공격수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월드컵 직전 간판 스트라이커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폴 포그바(유벤투스), 은골로 캉테(첼시) 등 주축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이들 없이도 조별리그 D조 1위(2승 1패)를 차지했고, 16강도 가볍게 통과하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잉글랜드도 이날 16강전에서 세네갈을 3대 0으로 완파했다. 잉글랜드는 최고 골잡이인 케인과 이번 월드컵에서 신성으로 부상한 부카요 사카(아스널), 주드 벨링엄(도르트문트) 등 신구 조화가 돋보인다. 러시아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했던 잉글랜드는 이번 카타르월드컵 4경기에서 12골을 터뜨리며 한층 강화된 공격력을 선보였다. 실점은 단 2골에 그치며 ‘빗장수비’도 뽐냈다.
공격의 중심에는 손흥민의 팀 동료 케인이 있다. 케인은 이번 월드컵에서 주로 어린 팀 동료들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도움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케인은 세네갈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폭발하며 ‘득점 본능’도 되살렸다. 러시아월드컵 득점왕인 케인은 이번 골로 월드컵과 유로를 합친 메이저 대회에서 11골째를 기록하며 잉글랜드 선수 최다 골을 기록했다.
FIFA랭킹은 프랑스가 4위, 잉글랜드가 5위다. 역대 A매치에서 31차례 맞붙었고, 상대 전적은 17승 9패 5무로 잉글랜드가 앞선다.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1982년 스페인월드컵 이후 월드컵에서는 40년 만에 만난다. 당시 조별리그 1차전에서 잉글랜드가 프랑스를 3대 1로 꺾었다. 지면 탈락하는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만나는 것은 92년 월드컵 사상 처음이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프랑스를 ‘역사적인 라이벌’이라 부르며 “프랑스는 우리가 마주할 가장 큰 시험”이라고 했다. 두 팀의 운명이 걸린 8강전은 11일 카타르 알호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