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 때는 1년 중 아주 특별한 시즌이지만 최근 몇 년간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이 기간을 즐기기가 참 어려웠다. ‘크리스마스 심포니’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팝페라의 여왕’ 사라 브라이트만이 지난 3일 저녁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공연을 찾은 국내 팬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크리스마스 심포니’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공연에는 코리아 모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위너 오페라 합창단이 참여해 함께 무대를 꾸몄다. 이날 사라 브라이트만은 2시간여 동안 20곡을 열창하며 ‘신이 내린 목소리’를 입증했다. 다양한 성탄절 장식과 화려한 조명, 반짝이는 의상 등으로 무대는 따뜻한 연말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케스트라의 ‘호두까기 인형 서곡’ 연주로 공연의 문을 연 사라 브라이트만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첫 곡 ‘아베 마리아’를 선보였다. 그는 “올해 크리스마스엔 공연 때문에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관객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며 공연을 여는 소감을 밝혔다.
사라 브라이트만은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예수, 인간 소망의 기쁨’ ‘아이 빌리브 인 파더 크리스마스’ ‘윈터라이트’ 등 성탄절 테마곡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팝페라 가수 제이 드레프와 함께 종을 흔들며 ‘캐롤 오브 더 벨스’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자신의 대표곡 중 하나인 ‘넬라 판타지아’를 부를 때는 “이 곡을 노래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며 작곡가 엔니오 모리꼬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말라(네순 도르마)’, ‘오페라의 유령’ 무대는 긴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라 브라이트만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주인공 ‘크리스탈’ 역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캐스트 사운드트랙은 전 세계적으로 4000만 장 이상 판매됐다.
이날 공연에선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순서도 가졌다. 사라 브라이트만은 “이처럼 즐거운 축제와도 같은 기간에 우리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은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며 ‘자비로운 예수’를 불렀다. 이 곡은 뮤지컬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만든 레퀴엠(진혼곡)이다.
‘타임 투 세이 굿바이’로 공연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사라 브라이트만은 관객들의 앵콜 요청에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해피 크리스마스’를 연이어 불렀다. 사라 브라이트만은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하며 다음 내한 공연을 기약했다.
사라 브라이트만 내한 공연은 지난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2004년 ‘하렘 월드 투어’로 처음 한국에서 공연한 이후 2009년 ‘심포니 월드 투어’, 2010년 ‘사라 브라이트만 인 콘서트 위드 오케스트라’, 2013년 ‘드림체이서 월드 투어’, 2016년 ‘갈라: 이브닝 위드 사라 브라이트만’으로 서울 인천 부산 대구 광주를 찾았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