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경쟁 본격화…김기현·권성동·나경원 TK 찾고, 안철수는 수도권

입력 2022-12-04 16:44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선거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차기 당권 주자인 김기현·권성동·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은 주말 동안 대구·경북(TK) 지역과 경기·충청권을 각각 찾으며 당심 잡기에 몰두했다.

당대표를 뽑는 당원투표·여론조사 비율을 현행 ‘7대 3’에서 ‘9대 1’로 높이자는 이야기가 당내에서 확산하는 상황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의도다.

김 의원과 권 의원, 나 전 의원은 지난 3일 경북 김천과 칠곡, 구미에서 각각 열린 당원 교육에 동시에 참여했다.

세 사람 모두 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TK 지역을 향한 구애 경쟁에 나선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 의원은 교육 뒤 페이스북에 “당원과 국민을 위해 일하는 대한민국 대표 일꾼으로 살겠다”고 적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권 의원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의 공을 당원들에게 돌리면서 “윤석열정부의 성공과 다음 총선 승리를 위해 또다시 결기를 모아보자”고 당부했다.

안 의원은 경기도 부천과 충북 청주를 차례로 찾아 당원 강연을 벌이며 다른 당권 주자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중도 확장성’과 ‘수도권 지역구’를 강점으로 내건 안 의원은 중도 성향 당원들의 표심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이 4일 페이스북에 “삼국시대 이래 수도권과 충청 민심을 얻은 세력이 한반도를 지배했다”며 “수도권과 중도, 젊은 세대의 지지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당의 얼굴이 돼야 유권자에게 변화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적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안 의원은 오는 7일 4박 5일 일정으로 부산·경남(PK) 지역을 찾아 당원들을 만나는 일정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향이 부산인 점을 앞세워 PK 표심도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당 일각에서는 당대표 후보군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3일 대구 수성대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 수성대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김 의원과 권 의원, 나 전 의원 등을 거론하며 “(내후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확신이 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게 당원들의 분위기라고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차기 당대표가 갖춰야 할 요건으로 수도권 및 MZ세대 표심 경쟁력 등을 들었다.

이를 놓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나와 “(발언의 의미가) 정확하게 안 전해졌다”면서 “‘저 사람이 당대표를 하면 총선을 승리하겠다’는 확신을 갖지 않은 당원이 많다고 그랬지 (당대표) 후보를 평가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논의는 일단 예산안 처리 이후로 미뤄둔 상태다.

다만 전준위 및 선관위 발족 전 전당대회 룰 변경 관련 논의가 먼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당내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가 ‘9대 1’ 룰을 밀고 있다는 말이 확산하고 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전당대회 준비 기간은 50일 정도면 충분하다”며 “전당대회 룰 변경은 당원들의 의사를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한 만큼 당원들을 상대로 여론조사 등을 먼저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