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고려할 것은 경쟁자인 브라질 대표팀만이 아니다. 달라진 경기장과 시간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표팀은 5일 오후 10시(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의 경기를 치른다.
대표팀은 그간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모든 조별리그 경기를 치렀는데, 이번엔 974 스타디움의 잔디를 밟게 된다. 974 스타디움은 974개의 재활용 컨테이너를 활용해 만들어진 구장이다. 카타르의 국제전화 식별 번호가 974인 점, 컨테이너가 카타르의 산업 유산을 기리는 사물인 점을 반영한 건물이라고 한다.
레고 블록을 쌓아놓은 형태를 지닌 이 경기장은 컨테이너를 조립해 건물을 쌓아 올리는 ‘모듈러 건축’을 도입한 최초의 구장이다. 조립식으로 지어졌기에 해체도 가능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 지을 수 있다고 한다. 대회가 열리는 8개 구장 중 유일하게 에어컨이 없어, 야간 경기만 열린 구장이기도 하다.
대표팀은 이 독특한 경기장에서 적응 훈련 없이 경기를 치르게 된다. 카타르월드컵은 잔디 보호를 위해 경기장 적응 훈련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대신 각 팀에겐 경기 전 사전 답사 기회만 부여한다. 하지만 답사는 경기장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대표팀도 휴식이 낫다고 판단해 답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상대인 브라질은 한국보단 상황이 좋다. 조별리그 G조 2차전 스위스와의 경기를 이곳에서 치렀다. 사실상 적응이 끝났다는 얘기다. 이 경기에 주전 멤버를 대거 가동한 브라질은 스위스를 1대 0으로 꺾고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 짓기도 했다.
한국 대표팀 입장에선 밤 경기를 치르는 점도 변수다. 한국은 그간 오후 4시 2차례, 오후 6시 1차례 등 다소 이른 시간에 경기를 치러왔다. 오후 10시 경기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연습도 오전 10시나 오후 4시에 진행했다.
반면 브라질은 반면 브라질은 오후 10시 경기를 이미 두 차례 경험하고, 오후 7시 경기를 한 번 가졌다. 브라질이 한국에 비해 익숙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게 되는 셈이다. 한국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그라운드를 나서게 됐다.
도하=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