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추워진 날씨 속에 한라산에 설경을 만끽하려는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탐방예약제에 대한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4일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등에 따르면 최근 한라산탐방 예약시스템에서 내년 신년 해맞이 야간산행 예약이 개시 한 시간만에 모두 마감됐다.
코로나19로 제주도가 3년만에 해맞이 야간산행을 재개하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몰렸는데 예약이 삽시간에 완료되면서 새해 산행을 계획했던 이들의 실망도 컸다.
한라산은 현재 예약 가능한 내년 1월말까지 설날이 낀 주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주말 탐방이 모두 마감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제주도 등이 운영하는 각종 민원 게시판에는 탐방예약제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게시글 작성자는 “새해 산행을 위해 지난 1일 오전 9시가 되자마자 접속했지만 사이트에 에러가 생겼고, 그 사이 예약이 모두 끝났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작성자는 “탐방예약제로 제주도민들의 산행이 오히려 제한된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동안 도민들은 그때그때 날씨에 따라 탐방을 해왔는데 예약제가 되면서 계획을 짜고 움직이는 관광객들에게 산행의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예약시스템이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미심쩍다는 글도 올라왔다. 작성자는 “대피소 예약을 잘 하기로 소문난 특정 산악회에선 (예약시스템이 개시되기 전인)이미 11월 23일부터 새해 산행 예약을 접수받고 있었고, 이후 시스템에서 예약이 마감된 뒤에도 따로 예약을 계속 받고 있었다” “예약시스템을 다시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진정서도 제출한 상태다.
제주도는 탐방객 수 증가로 인한 훼손을 막기 위해 2021년 1월 예약제를 도입했다.
도입 첫해 겨울에도 한라산 설경을 즐기려는 탐방객들이 몰리면서 당근마켓 등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큐알코드 등을 유료로 거래하는 정황이 포착돼 한 차례 논란이 됐다.
예약은 탐방월 기준 전월 1일부터 할 수 있다. 개인은 한 사람이 4인, 단체는 10인까지 예약 가능하다.
하루 탐방 가능 인원은 성판악코스 1000명, 관음사코스 500명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측은 “게시글에 언급된 산악회는 예약 대행이 아니라 각자 예약을 하면 교통편을 제공하는 상품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스템 운영에 별도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