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이 20년 간 지원해 온 보육원 친구들을 초대한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박수홍은 친형과의 갈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을 때 이들이 자신을 지옥에서 꺼내 준 은인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수홍은 2일 방송된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에 출연해 특별한 손님을 초대했다. 과거 꾸준히 지원하던 보육원 친구들 윤지혜씨와 정수연씨다. 성인이 된 두 사람은 박수홍이 친형의 횡령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방송에 출연해 박수홍에 대한 미담을 전했다.
이날 박수홍은 “오늘 오는 친구들은 제가 오랫동안 인연을 맺은 보육원의 친구들”이라며 “20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 왔는데 아이들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퇴소를 해 한동안 못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얼마 전 저에 대한 르포 프로그램이 방영됐는데 이 친구들이 절 위해 자진해서 나왔다. 날 살리겠다고 방송에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풀어준 친구들이다. 진짜 은인이다. 눈물나게 고맙고 보고 싶은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과 눈물의 재회를 한 박수홍은 “너희 만나면 웃게 해줘야지 했는데. 잊지 않을 거다. 나 억울한 거 무조건 믿는다고 너희가 그러지 않았나. 너희 때문에 엄청 울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수연씨는 “아저씨 우는 거 보고 엄청 울었다. 어릴 때 저희에게 해준 거 안 잊었으니 나간 거다. 그거 연락 왔을 때 1초도 고민하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지혜씨는 “유튜브 댓글을 내가 달았다. 아저씨를 겪어본 사람들은 나쁜 생각 할 수 없을 텐데. 그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댓글을 달았다”고 고백했다. 이 사실을 처음 알게 된 박수홍은 “나도 그 댓글 봤는데 그게 지혜 너였구나”라며 감격하며 “다들 등 돌릴 때 너희가 있었다. 이 고마움을 어떻게 갚을까”라며 울컥했다.
이에 지혜씨는 “아저씨가 우리에게 갚을 게 아니라 우리가 갚은 거다. 우리가 자란 환경에 아저씨의 역할이 80%가 있었다. 우리에게 큰 존재였다. 어릴 때 좋았던 이야기를 하면 다 아저씨가 해준 거였다”고 말했다.
스튜디오에서 VCR로 이를 지켜보던 박수홍은 “그 친구들이 지옥에서 나를 끌어주더라. 나는 그런 응원글 보면서 생명줄 같았다. 잘못 산 게 아니라는 생각에 버틸 수 있었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3월 박수홍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검은고양이 다홍 Blackcat Dahong’의 한 게시물 아래 박수홍이 보육원을 후원했다는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글에는 “수홍이 아저씨가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애신원에 살던 OOO다. 그땐 중학생이었는데 지금은 서른 중반이 됐다. 저희 시설 후원해주면서 수홍이 아저씨 덕분에 스키장도 가고 이은결 마술사님도 만나봤다”고 쓰여 있다.
이어 “다홍이 얘기하면서 우는 걸 봤다. 정말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이런 걸 처음 써봐서 어색하지만 진심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보잘것 없는 어린 시절에 크게 자랑할 수 있는 추억이었다. 항상 응원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댓글을 시작으로 박수홍을 둘러싼 수많은 미담이 릴레이처럼 이어졌다.
이날 방송에서 식사 마친 박수홍은 “너희 앞으로 시집갈 거 잖아. 사회가 뭐야. 주례를 서줘야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후 박수홍은 열심히 준비한 반찬을 선물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방송 말미 박수홍은 “정말 살 만한 세상”이라며 “제가 용기 얻은 만큼, 저도 돌려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여러분 고맙고 사랑합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박수홍은 친형 부부가 법인자금을 횡령하고 출연료를 개인 생활비 등으로 무단 사용했다며 지난해 4월 이들을 횡령 등 혐의로 고소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