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전통시장인 ‘수크 와키프(souq Waqif)’ 근처에 위치한 한국홍보관에선 특별한 일이 있었다. 50여명의 붉은 티를 입은 한국인들이 모여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등 야외응원전을 펼친 것이다. 이번 응원전은 주카타르대사관과 붉은악마의 협업으로 열리게 됐다고 한다.
오후 5시 50분쯤 기자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30~40명의 인원이 모여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국 축구를 응원하는 문구가 새겨진 머리띠와 플래카드, 태극기 등 다양한 응원 소품을 준비한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얘기를 하며 야외응원전 시작을 기다렸다.
본격적인 응원전은 오후 6시20분쯤 ‘대~한민국!’ 구호로 시작됐다. 메가폰을 잡은 응원단장이 “가나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으니 목소리를 아껴달라”고 했으나 이들의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응원가’도 빠질 수 없었다. 이들은 앰프 없이 북소리에 맞춰 ‘오, 필승 코리아’ ‘승리를 위하여’ 등 응원가를 불렀다. 흥이 넘쳤다. 점프를 뛰며 환호하는 이가 있었고, 어깨동무하고 몸을 좌우로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이도 있었다.
응원전의 흥이 오르기 시작하자 일반 시민들이나 외국인들도 덩달아 주변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네팔에서 왔다는 한 남성은 ‘승리를 위하여’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몇몇 외국인들은 응원단 사이에 들어가 노래를 따라 불렀다. 기자가 ‘응원전에 동참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파키스탄 남성은 “아시아 국가라서 함께 했다”라고 답했다.
처음에는 약 50여명이었으나 시간이 지나자 관광객 등을 포함해 100여명이 응원전을 함께했다. 신기한 듯 카메라로 찍거나 영상통화를 걸어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응원전은 약 25분간 진행된 뒤 “내일 응원도 힘냅시다”라는 약속과 함께 마무리됐다.
이날 응원에 참여한 최민석(21)씨는 “한국 축구를 보기 위해 왔으니 이런 자리에 참여하는 게 좋을 듯 했다”며 “다른 나라 그것도 유명 전통시장에서 한국 응원을 하니 감회가 새롭고 더 뜻깊은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교민들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응원전을 지켜본 정다운(29)씨는 “먼 한국에서 오셔서 이렇게 응원전까지 펼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멋있다”며 “요즘 한국분들이 많이 찾아주셔서 반가운데,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하=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