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태안 유류유출 사고 현장에서 123만 자원봉사자들이 남긴 발자취가 세계기록유산 지역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충남도는 전날 경북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위원회(MOWCAP) 제9차 총회에서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 지역목록에 등재됐다고 27일 밝혔다.
2007년 12월 7일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태안 유류유출 사고는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선과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가 충돌하며 1만2547㎘의 기름을 유출한 사고다.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은 이 유류유출 사고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 민간단체 및 개인이 기록·생산한 22만2129건의 자료다.
자료의 소유자는 도와 환경부, 태안군·당진시, 대전지방법원, 국립공원연구원, 육군본부,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한국교회봉사단 등이며 개인 5명의 기록물도 포함돼 있다.
유형별로는 문서 21만5240건, 사진 5707건, 파일 1020건, 구술 93건, 영상 61건, 간행물 4건, 인증서 3건, 협약서 1건 등이다.
자료의 주요 내용은 일일종합상황일지·피해상황 사진 등 사고 대응 과정, 방제작업 진행 보고서 등 방제 활동, 자원봉사 활동과 복구 활동, 환경·사회 복원 과정 및 국제 협력 등이다.
도는 각 기록물들이 사고 초기 대응부터 배·보상 완료까지의 전 과정을 망라한 점, 높은 정보적 가치 및 유형의 다양성, 자원봉사 참여 등 공동체의 중요성을 담아낸 점 등을 높이 평가받아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해양 유류유출 사고로 발생한 각종 문제와 해결 과정을 장기간 추적해 모아 놓은 유례가 없는 기록이라는 점도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는 향후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해 온라인 검색과 열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민간단체 및 개인 소장 기록물은 기증·위탁을 권유해 보다 안전하게 보존하는 한편 접근성을 개선한다.
노태현 충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NGO, 자원봉사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재난을 극복한 점이 세계인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록물이 위치한 태안 유류피해극복기념관과 태안군 일대가 재조명 받으며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누구나 쉽게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을 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국제목록 등재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